[Dispatch=구민지기자] 배우 하정우가 미스터리 공포영화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아이를 잃고 절망하는 아버지를 표현해낸다. 벽장이라는 공간을 두고, 의문의 존재와 사투를 벌인다.
하정우가 29일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하정우 외에도 김남길, 김광빈 감독 등이 함께했다.
'클로젯'은 벽장의 문이 열리고 딸이 사라진다는 내용의 영화다. 하정우가 아빠 '상원' 역을 맡았다. 아역 연기자 허율이 딸 '이나'로 분한다. 김남길은 의문의 남자 '경훈'으로 변신한다.
하정우는 드라마틱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극 초반에는 가족보단 일에 집중한다. 그러나 딸이 실종된 후 180도 달라진다. 혼란스러움, 비통함, 긴장감 등 극적인 감정을 쏟아냈다.
일례로, 김남길과 딸에 대해 대화하는 신. 벽장 속 미스터리한 존재를 눈치채고, 딸의 고통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반성했다. 눈빛만으로 진한 후회를 표현했다.
하정우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머리 속으로 계산해 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변인들에게 조언부터 구했다. "(지인들이) 한결같이 '자식은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하더라"며 "그 마음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품과 캐릭터를 다시 분석했다. 이번엔 역할이 아닌, 인물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상원과 이나의 관계, 경훈 모녀의 스토리 등을 들여보고 또 들여다봤다.
실제 가족사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누구나 어렸을 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김남길과 그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에게도 부모님과 어떤 사이였는지 물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자신의 모습도 돌아봤다. "저와 저의 부모님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각자의 사례와 경험을 통해서 극중 인물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다. 서로 느낀 감정들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대화를 많이 나눈 덕분일까. 하정우와 김남길의 주파수가 딱 맞아떨어졌다. 두 사람은 공포 신과 액션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냈다. 중간중간 코믹한 대화도 물 흐르듯 선보였다.
하정우는 "둘 다 활달한 성격이다. 만일 밝은 장르에서 만났다면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코믹 요소를) 절제하느라 힘들었다"고 웃었다.
김남길 역시 하정우와의 케미에 만족했다. "하정우는 전체를 보며 연기하는 배우다. 주고받는 호흡이 좋았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하정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김 감독도 하정우의 노력을 극찬했다. "극 중 상원이 가족에 대해 깨닫길 바랐다. 하정우에게 제가 표현하고픈 부분들을 말했다"며 "하정우가 디테일한 연기로 채워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벽장 문을 열었을 때 깜깜함,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 가장 떨리고 긴장됐다. 관객분들도 장르를 떠나 까만 상태로 영화를 보면 더 큰 재미를 느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클로젯'은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사진=민경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