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성고 3학년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 강릉 펜션 사건과 관련해 펜션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와 펜션 운영자 등 2명이 14일 구속됐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김세욱 판사는 이날 오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청구된 펜션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A씨(45)와 펜션 운영자 B씨(44)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이날 오후 이들을 상대로 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같은 혐의로 청구된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검사원 C씨(49)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김 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추어볼 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금 단계에서 구속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A씨와 B씨는 강릉경찰서 유치장에 머물며 조사를 받게 된다.
앞서 경찰 수사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유독가스를 배출한 보일러의 연통이 어긋난 원인을 보일러 시공자의 부실한 마감처리, 한국가스안전공사와 LPG 공급업체의 안일한 관리감독이 종합된 결과물로 판명했다.
이에 수사본부는 검찰과 협의를 통해 사건과 관련된 9명 중 이들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펜션 내 보일러를 부실시공하고 이후 관련법에 따라 실시하는 완성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점검과 관리도 소홀하게 해 사고를 일으키게 한 혐의를 받는다.
영장청구가 기각된 C씨와 불법증축 등 건축법 위반으로 입건된 2명을 포함한 나머지 7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은 지난달 17일 오후 3시쯤 강릉시 저동 경포호 인근의 한 펜션에 방문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8일 오후 1시15분쯤 입에 거품을 문 채 방 곳곳에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학생들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됐으나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이후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환자실로 각각 옮겨진 학생들은 고압산소치료 등 의료진의 집중치료를 받아왔다.
그 결과 강릉아산병원에 있던 5명은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있던 2명도 모두 의식을 회복해 1명은 스스로 걸을 수 있지만 다른 1명은 다리 회복이 더뎌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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