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말 그대로 '원 그레이트 스텝'(ONE GREAT STEP)이었다. 데뷔 3년만에 갖는 첫 월드투어. 화려한 퍼포먼스와 수준급 라이브는 처음으로 내딪는 위대한 발걸음이었다. 아니, 적어도 인피니트에게는 암스트롱의 발자국만큼 역사적인 날이었다.
9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3 인피니트 1st 월드투어 원 그레이트 스텝'이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무대였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모인 약 1만여 명의 관객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첫 월드투어, 공들인 티가 역력했다. 인피니트는 이번 월드투어를 위해 경기도 파주에 리허설 무대를 설치했다. 실제 공연장과 같은 동선으로 약 2개월간 연습했다. 또 라이브 밴드와 호흡을 맞추며 완성도 높은 월드투어를 완성했다.
리더 성규는 "인피니트에게 가장 특별한 날이다"며 "서울에서 월드투어를 시작하게 되서 영광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홍콩, 일본, 동남아, 미국, 페루, 영국, 프랑스 등 전세계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공연을 하면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칼군무 BACK"
오프닝부터 월드투어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인피니트는 감옥에 갇힌 채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 이어 수갑을 끊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화려한 레이저 조명 속에 '데스티니'를 열창했다. 파워풀한 독수리 군무가 무대를 압도했다.
전매특허 칼군무도 볼 수 있었다. 인피니트는 '틱톡', '파라다이스' 등 강렬한 댄스곡을 열창했다. 자로 잰듯, 반듯한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파라다이스' 무대에서는 재킷을 벗고 섹시한 실루엣 댄스를 선보여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뜨겁게 달궈진 무대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인피니트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연달아 선보였다. '인셉션', 'B.T.D.', '추격자', '다시돌아와' 무대를 꾸몄다. 'B.T.D' 무대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전갈춤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 "대세돌? 라이브돌"
절정은 히트곡 퍼레이드 때 였다. '내꺼하자' 멜로디가 흘러 나오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멤버들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후 '파라다이스', '다시 돌아와' 무대에서는 멤버들과 팬들이 후렴구를 함께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달달한곡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인피니트는 스텐딩 마이크를 이용해 '캔 유 스마일', '너에게 간다', '낫씽 오버', '맨 인 러브' 등 미디엄 템포 곡을 열창했다. '그해 여름'과 '니가 좋다' 무대에서는 버스 위에 올라 바캉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인피니트는 총 27곡을 라이브로 열창했다. 칼군무에도 흔들림없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여 팬들의 폭발적인 함성을 받았다. 성규, 남우현, 성열은 한층 성숙된 보컬 실력을 보였다. 엘 역시 고음 부분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호야, 동우의 폭풍랩도 인상적이었다.
◆ "조련돌의 진수"
한층 세련된 무대 매너가 돋보였다. 인피니트는 공연을 100% 즐기는 모습이었다. 여유로운 제스처와 손짓으로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화살표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한 명의 팬이라도 빼놓지 않으려는 듯 친절한 팬서비스가 계속됐다.
깜짝 이벤트도 있었다. 인피니트는 '니가 좋다' 무대에서 종이 비행기를 팬들에게 날렸다. 1층과 2층 곳곳을 누비며 팬들을 직접 만났다. 또 팬들의 폰으로 자신의 셀카를 남기기도 했다. 과연 조련돌이라 불릴 만 했다. 인피니트의 기습 이벤트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다.
멤버별 무대도 반응이 뜨거웠다. 먼저 성열과 성종이 클럽DJ로 변신해 '3분의 1'을 열창했다. 이어 힙합 유닛 '인피니트H'는 신나는 힙합무대를 선사했다. 엘은 기타를 치며 '러브 유 라이크 유'를 불렀다. 남우현은 '뷰티풀' 무대에서 귀요미 댄스를 췄다. 성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솔로곡 '60초'를 열창했다.
◆ "월드투어, 데스티니"
인피니트는 지난 2010년 '다시돌아와'로 데뷔 후 초고속 성장했다. 탄탄한 기본기 덕분에 2년 만에 대세 아이돌이 됐다. 지금은 한류를 대표하는 보이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초대형 월드투어 역시 아이돌 중 최단 시간 일궈냈다. 인피니트에게 월드투어는 '데스티니'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규모 부분에서 아쉬웠다. 월드투어라고 보기엔 무대, 셋트, 조명이 단순했다. 무대의 경우에는 화살표 모양으로 비교적 동선이 짧았다. 조명 역시 초록색, 빨간색 레이저가 전부였다. 셋트도 감옥과 버스, 계단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원 그레이트 스탭' 성공 가능성은 고무적인 편이다.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국적은 달랐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안나(19) 씨는 "인피니트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며 "한층 성장한 인피니트를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인피니트는 9~10일 양일간 이어진 월드투어를 마친 후 홍콩으로 넘어간다. 18일 홍콩에서 월드투어를 펼친 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북중미, 유럽 등 전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