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일단 떡잎부터 달랐다. 장우영은 지난 2007년 JYP 공채 오디션 1기에서 댄스부분 1위를 차지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1년 후에는 2PM 멤버로 발탁, 강렬한 퍼포먼스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첫 솔로 도전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같은 시기 컴백한 인기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도 녹록치 않았다. 2PM으로 각종 음악프로를 석권하던 그였기에, 새로운 시작은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우영은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당당했다. 최정상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은 접어둔 지 오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았다. 6에서 1, 첫 솔로로 도전하는 만큼 이제는 2PM이 아닌 장우영의 존재감을 알리겠다는 각오였다.
"저와 같은 시기에 2NE1과 슈퍼주니어가 나왔어요. 신경이 많이 쓰이긴 했죠. 하지만 그분들은 컴백이잖아요. 저는 솔로가수로 첫 데뷔니까,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에서는 제 가능성만 보여드릴 거에요. 잘되는건 다음 앨범부터죠."
장우영이 솔로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그리고 그가 꿈꾸는 솔로로서의 음악과 제2의 도약에 대해 묻고 답했다. 그룹일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 "첫 솔로, 내 끼를 보여줄게"
장우영은 2PM 중 가장 먼저 솔로 데뷔 주인공이 됐다. 멤버 중 제일 노래를 잘해서도, 랩을 잘해서도 아니었다. 데뷔 초부터 인정받은 '끼' 때문이다. JYP 수장 박진영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장우영의 끼를 보여주고자 그를 첫 솔로 주자로 선택했다.
"진영이 형이 '핸즈업' 활동 할 때 처음으로 솔로활동을 제안하셨어요. 원래는 더 일찍 솔로 앨범을 내줄 계획이었지만 자꾸 미뤄졌다고요. 기대만큼 실력이 늘지 않았던거죠. 저 스스로도 정체되어 있던 것 같아요. 직접 부딪히면서 잠재됐던 끼를 발산하려고요"
그렇게 기다리고, 바라왔던 솔로 가수의 꿈. 데뷔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기회를 잡게됐다. 절치부심의 시간이었던 만큼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2PM으로 활동하면서도 늘 변화를 꿈꿔왔던 장우영이었다.
"지금이 내가 변화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2PM이 아닌 장우영의 본 모습도 보여줄 때라고 판단한거죠. 그룹으로 활동하다보니 대중은 제 모습을 개구쟁이로만 기억하시더라고요. 솔로 무대를 통해 한단계 성숙된 진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무대에는 늘 6명이 함께 섰었다. 혼자서 채우는 무대가 두려울 수 밖에 없었다. 장우영 스스로 숙제도 인지하고 있었다. 솔로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 그리고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를 때…. 어색하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2PM이 아닌 무대 위에 혼자 서 있을 생각에 두렵기도 했어요. 특히 라이브와 얼굴 표정이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죠. 공중파에서는 한 곡을 저 혼자 제대로 다 불러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보컬 트레이닝을 많이 받았어요.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죠"
◆ "6에서 1, 해볼만 했다"
첫 솔로앨범 '메일, 23, 싱글(23, Male, Single)'은 장우영의 음악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다. 오랜 솔로 앨범 준비를 거치면서 장우영은 자신만의 색을 찾는 데 가장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대중성이 짙은 2PM과는 달리 시각적 퀄리티를 높이는데 노력했다.
"처음 타이틀 곡을 들었을 땐 혼란스러움이 컸어요. 진영이 형은 대중적인 멜로디를 생각하고 있었던거죠. 하지만 전 조금 어려워도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해야한다고 고집했어요. 그렇게 대중성과 제 고집을 함께 합친 곡이 '섹시 레이디'였죠"
첫 솔로 앨범 타이틀 곡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성됐다. 박진영과 장우영. 두 사람이 긴 시간 머리를 맞대고 만든 곡이어서일까. 주변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냉정하기로 유명한 JYP 관계자들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모니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어요. '솔로 해볼만 하겠구나' 느꼈죠. 그래서 더 욕심을 냈어요. 눈에 띄는 백발 헤어와 심플하면서도 멋진 수트, 머리를 가볍게 흔드는 안무 등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연출을 덧붙였죠 "
2PM 멤버들과 박진영의 조언도 솔로 장우영을 완성한 큰 힘이었다. 박진영이 장우영에게 채찍을 가했다면, 멤버들은 당근으로 그를 도왔다. 실제 준호는 장우영에게 직접 작곡한 '비 위드 유'를 선물했고, 준수는 '디제이 갓 미 고인 크레이지' 피처링으로 지원사격했다.
"진영이 형은 솔로로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가르쳐줬어요. 무엇보다 무대에서 여유가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2PM 멤버들도 고마워요. 다들 솔로를 하고 싶었을 텐데 서운한 티도 안 내고 오히려 곡을 써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더라고요. 그래서 더 든든했어요."
◆ "장우영은 신인…그래서 더 열정적"
그룹 2PM 정상급 아이돌이다. 하지만 솔로 장우영은 아직 신인이다. 그룹 활동보다는 마음이 조금은 편한 면도 있었다. 그래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찾아간 곳이 다름아닌 지하철, 버스 정류소였다.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솔로 장우영을 직접 홍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솔로 앨범인 만큼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중과 호흡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버스 정류소나 지하철에 제 포스터를 많이 붙였어요. 솔로 장우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번 앨범에서는 최대한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그만큼 솔로 앨범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룹이 아닌 개인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에 보여줄 생각은 없다. 이번 앨범에서 가능성을 보였다면, 2집 앨범 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대중들이 제 가능성을 알아봐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해요. 실력에서만 실망을 주지 않는다면 다음 2집 앨범도 기대할 수 있을거라 믿어요. 그래서 앞으로 솔로 가수로서 무한한 꿈을 꾸고 있어요. 그렇기에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네요."
그렇다고, 자신만 위해 솔로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결론적으로 2PM이라는 그룹, 나아가 멤버들에게도 자신의 시너지가 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다시 그룹으로 돌아갈 때 멤버들이 그랬던 것처럼 좋은 조력자가 되고 싶은 바람이 컸다.
"성적을 떠나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저를 위한 게 아니라 2PM에게도 시너지가 가야 하니까요. 그래야 다른 멤버들에게도 기회가 생길거고요. 장우영과 2PM,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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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