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때문에 손님이 뚝 끊겼어요.”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도내 게스트하우스가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낮 12시20분쯤 제주시 구좌읍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5m가량 떨어진 폐가에서 관광객 A씨(26‧여‧울산)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7일 제주에 입도해 게스트하우스에 묵다가 9일 떠날 예정이었으나, 8일 연락이 두절된 이후 사흘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과 여러 정황 등을 토대로 게스트하우스 관리자인 한모씨(33)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근을 비롯해 도내 게스트하우스 곳곳에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인근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혼자 오시려던 여성분들이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이 계속해서 오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게스트하우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2012년 올레길 살인사건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점을 떠올렸다.
또 다른 주인은 “게스트하우스 파티 문화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 사건”이라며 “일부 게스트하우스 때문에 다른 성격의 게스트하우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게스트하우스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7월 26일에는 제주시 한림읍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의경 손모씨(23)가 여성이 투숙하고 있던 방에 침입해 강제추행을 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보다 앞서 2016년 9월 30일 회사원 김모씨(35) 역시 서귀포시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이 든 여성의 신체 곳곳을 만져 손씨와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이같은 성추행 사건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밤 10시나 11시를 기점으로 소등 시간을 정하는 곳들도 있지만, 강제적으로 성인 이용객들을 통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토로다.
제주에는 수천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운영중이지만 별도 숙박형태로 지정되지 않아 관리는커녕 갯수 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같은 성범죄가 제주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것을 대비해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대대적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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