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강내리기자] # YG發 보도자료 1. 빅뱅은 최근 뉴욕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돌아온 것 알려졌는데 철저한 보완 속에서 진행되었던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공항입국부터 촬영 내내 현지에 있는 외국인 파파라치들로 몰려 현지 경호원들조차 놀랐을 정도이다.
# YG發 보도자료 2. 외국의 경우 파파라치를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어 빅뱅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이 외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통해 알려지게 되는 등 빅뱅의 이번 앨범에 대해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컴백을 앞두고, 위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뉴욕 현지 파파라치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 그 내용. 이후 국내 연예 매체들은 "빅뱅 뮤비 촬영장에 파파라치 몰려", "글로벌 인기 입증" 등의 타이틀을 붙여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디스패치'가 확인한 현실은 다소 달랐다. 유명 파파라치 에이전시에 직접 문의를 했지만, 빅뱅의 모습을 담기 위해 현지 파파라치가 출동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 K팝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아직 파파라치의 주 목적인 수익 활동에는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YG는 왜 무리한 해외 언플을 시도한 걸까.
◆ "미국 현지 파파라치가 빅뱅 따라다녀?"
지난 17일. YG엔터테인먼트는 각 언론사에 공식 보도자료를 보내 빅뱅의 새 앨범 컴백 소식을 알렸다. 그 중 눈에 띄는 내용은 두 가지다. 우선 뮤직 비디오 촬영 당시 뉴욕 공항 입국부터 촬영장까지 현지 파파라치들이 몰려들었다는 점. 또 하나는 현지 파파라치를 통해 뮤직 비디오 촬영 소식이 외국 사이트에 알려지며 해외에서의 관심을 확인했다는 이야기였다.
'K팝' 가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 현지 파파라치가 등장했다는 소식. 분명 기분 좋은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뉴욕에서 반응이 뜨거웠을까. 미국에서 다년간 활동 중인 파파라치 에이전시들에 확인 결과 뉴욕 파파라치 보도는 허위 혹은 과장된 내용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유명 해외 파파라치 에이전시 'W'사 관계자는 '디스패치'와 이메일 질의응답에서 "K팝을 인지하고 있는 파파라치는 거의 없다"면서 "만약 빅뱅의 주장처럼 현지 파파라치가 촬영장에 몰려 들었다면, 이는 실제 상황은 아닐 것이다. YG가 홍보를 목적으로 현지 커넥티드 에이전시에게 파파라치를 요청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알고 가서 찍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파파라치 사진은 수익과 직결된다는 것. 이 관계자는 "파파라치 대부분이 에이전시와 일한다. 광고 유치 및 판매가 목적"이라며 "K팝은 마니아층 위주로 인기가 있다. 소위 '팔리는' 사진이 아니다. 따라서 파파라치에게 빅뱅의 사진은 가치가 없다"고 전했다.
해외 파파라치가 빅뱅의 동선을 파악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주장. 또한 백인계 파파라치는 동양인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게 이 에이전시의 말이다. 그는 "현지 파파라치에서 인지도가 있고, 구분 가능한 한국계 스타는 산드라 오, 대니얼 데 킴, 김윤진 정도가 전부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도 마찬가지. 17일 이후 '스플래쉬(splashnewsonline)', '아이엔에프 데일리(infdaily)','엑스엠 온라인(XMonline)' , '지에스 미디어(GSmedia)'등 대표적인 파파라치 사이트를 찾았지만 그 어디에도 빅뱅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없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9일자 뉴욕 JFK 공항 직캠에도 해외 팬들이 있을 뿐, 현지 파파라치가 등장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 "2011년엔 영국? 짜고 치는 언론 플레이"
YG의 해외 언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SNS 사이트에 'YG를 영국으로(Bring YG to the UK)'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영국 런던에서 YG 가수의 런던행을 요청하는 플래시몹 이벤트가 열린다는 내용. 이는 27일 국내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곧바로 알려졌다.
당시 YG는 한 언론사를 통해 "영국 팬들이 모여 플래쉬몹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유럽 공연이 당장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연의 실현 가능성을 떠나 영국 팬들의 자발적인 요청이 고마울 뿐이다"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2일 뒤인 7월 9일. YG는 일부 국내 가요 기자들을 데리고 런던으로 '팸투어'를 떠났다. 영국 현지 체류 비용 일체를 YG에서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기자들을 영국으로 데려간 것. 아무 것도 몰랐다던 YG가 단 12일 만에 기자들의 여권을 모아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고, 현지 숙박까지 예약했으며 심지어 런던에서의 취재까지 진행했다.
1일 뒤. YG의 기대에 부응하듯 기자들은 '런던 플래쉬몹 행사에 300명의 현지인이 참가했다', '런던 반응이 뜨거웠다'는 등의 보도를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몇몇 국내 언론들은 국가기관인 영국 문화원이 이 행사에 과도하게 개입한 점, 플래쉬몹 참가자 수보다 취재하는 국내 언론 관계자들의 숫자가 더 많았던 점을 들어 과장된 언론보도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팸투어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해외 공연 등 활동 성과가 확연할 때 기획한다"면서 "플래쉬몹은 실제 이뤄질지 예측 불가능한 행사다. 또 K팝을 주제로 한 플래쉬몹 이벤트는 자주 벌어지는 일이라 특별한 소재도 아니다"라며 "이런 행사에 한국의 기자들을 데려가고, 취재를 하고, K팝 열풍이라 보도하는 것 자체가 언플이다"라고 꼬집었다.
◆ "빅뱅? 빅뻥!…YG 뻔한 해외언플 왜하나"
그렇다면 YG는 왜 이렇게 뻔한 해외 언론 플레이를 반복하는 것일까. 우선 화제성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한국 가수가 한국에서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가수가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건 놀라운 일이다. 당연히 이런 기사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관심은 해당 가수의 인기를 증명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K팝이 한류의 중심이 됐다. 그리고 해외에서의 성과가 향후 수익 및 한류스타 이미지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영국, 미국 등 팝의 중심지에서 관심을 받았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국내에서 누린 홍보효과가 상당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YG가 상장사라는 것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YG는 지난해 6월 8일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실제 상장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화끈한 언론 플레이가 필요했다. 이에 YG는 정확히 4일 뒤 영국에서 기자들과 팸투어를 진행했다. 그리고 우호적인 기사를 통해 YG는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의 한류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최근 빅뱅 컴백 때도 마찬가지. 빅뱅은 지드래곤의 대마초 사건, 대성의 교통사고 사망사건 연루로 위기를 맞았다. 빅뱅은 YG은 주 수입원이다. 성공적인 컴백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이 때 '해외 파파라치 출몰'이라는 보도자료가 나왔고, 이를 통해 빅뱅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때를 같이해 YG의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증권 관계자들은 주의를 당부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상장사는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을 올려야한다"라며 "언론 플레이를 통해 사람들을 현혹해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 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분석해 볼 때 의미없는 언플은 회사의 실제 가치는 높이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은 진짜 내실을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제공, 유투브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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