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인천의 한 가정집에서 정부 파견 아이돌보미가 두 살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23일 JTBC는 인천 서구에서 4명의 자녀를 키우는 30대 여성 A 씨의 사연을 전했다. A 씨는 다섯살 장남과 두 돌 된 쌍둥이에 이어 얼마 전 막내딸을 출산해 정부 지원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신청했다.
지역 돌봄센터 측은 지난해 3월 돌보미 B 씨를 보냈고, B 씨는 평일 하루 8시간씩 2022년생 쌍둥이 남매를 돌봤다.
그런데 B 씨는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은 청소나 육아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나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는 게 싫다며 청소를 했고, A 씨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줄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애들은 이거 못 먹는다'고 말하며 마음대로 반찬을 버리기도 했다.
B 씨의 과도한 간섭에 속앓이를 하던 A 씨는 센터에 돌보미 교체를 요청했으나 인력 부족으로 교체는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하고 지내던 중 A 씨가 B 씨의 아이 학대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달이었다. B 씨의 개인 사정으로 잠시 다른 돌보미가 왔는데 당시 CCTV가 고장 난 상태였고 A 씨는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도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CCTV를 새로 설치했다. 이후 임시로 왔던 돌보미는 아무 문제 없이 지내다가 돌아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새로 설치한 CCTV를 살펴보던 A 씨는 두 눈을 의심했다. 믿었던 B 씨가 두 돌 된 쌍둥이를 돌보며 효자손으로 아이의 발바닥을 여러 차례 때리고, 우는 아이의 머리를 밀치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던 것. 또 B 씨는 아이가 일어나려고 하면 머리를 확 누르거나 소리를 지르고 아이를 팽개치기도 했다.
깜짝 놀란 A 씨는 센터에 신고했고, B 씨에게는 최대 6개월 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B 씨는 A 씨에게 전화해 "센터에 왜 말했냐. 나한테 얘기하지", "애가 예뻐서 살살 때렸는데. 엄마가 훈육을 못 하니 내가 대신 한 거다" 등의 궤변을 늘어놓으며 되레 A 씨 탓을 했다. 사과도 없이 내내 화내던 B 씨는 A 씨가 "훈육은 부모가 하는 것"이라고 하자, 통화 말미에 마지못해 "그건 제가 잘못했다"란 말을 덧붙였다.
A 씨는 자신이 모르고 지나친 학대 정황이 있을 것 같다며 돌이켜보면 B 씨의 수상한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평소 A 씨가 B 씨를 도우려고 하면 B 씨는 "부모가 있으면 내가 더 부담스럽고 오히려 집중이 안 된다", "애 엄마는 방에 들어가 있거나 바람을 쐬고 와라" 등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아이돌봄 서비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지난 14일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아이돌보미에 의한 아동 학대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해당 가족과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돌보미 채용부터 활동 단계까지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 씨는 현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아이돌봄지원센터 측은 "B 씨에게 최대 6개월의 활동 금지 조처를 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조치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송이 기자 (syk13@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공=뉴스1. 해당글은 제휴매체의 기사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