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구 기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멤버 중 한 명은 영국 가구 '티모시울튼'(Timothy Oulton)을 소장하고 있다. 켄달 제너 등 할리우드 스타와 영앤리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이 가구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지난 7일 '까사알렉시스' 도산 플래그십 갤러리에서는 '티모시울튼' 한국 론칭 7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새로운 하이엔드 컬렉션 '어 셀레브레이션 오브 험블 럭셔리'(A Celebration of Humble Luxyry) 론칭을 겸한 자리였다.
'티모시울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CEO '올리버울튼'(Oliver Oulton)도 영국에서 방한해 참석했다. '티모시울튼'과 '까사알렉시스' 전예진 매니징 디렉터와 그를 함께 만났다. K-POP스타와 영앤리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골동품과 가구' 3대에 걸친 역사, 전통, 스토리의 힘
- 3대가 이어진 브랜드로 알고 있다. 실제 창업주는 아버지 '티모시 울튼'이다. 어떻게 시작해서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는가?
> 1976년 할아버지 '필립 울튼'이 엔티크 스토어를 열면서 시작됐다. 아버지 '티모시 울튼' 역시 그 일을 너무 좋아했다. 1984년 18세 때 대학 입학 서류 제출도 잊고 엔티크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아버지는 1990년 골동품 사업의 한계를 깨달았다. 이후 재생 목재와 가죽을 이용해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과거에서 차용했지만, 대담한 현대 에너지로 재 창조 됐다. 2008년 '티모시울튼' 첫 번째 갤러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오픈 됐다.
나 역시 고등학교 졸업 직후 엔티크와 가구 세계에 뛰어 들었다. 2022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역할을 이어 받았다. 독창적인 유산과 창의성을 지켜 내는 것이 내 의무다.
-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첫 컬렉션이다. 계승 받은 부분과 차별화 된 부분이 있다면?
> 사실 디자인이나 철학에 대한 건 바뀌지 않았다. '티모시 울튼'은 내추럴한 자재, 전 세계 각 지역을 여행하며 얻은 영감에 기반한다. 모든 제품은 저 마다 특별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게 우리 핵심이다.
'티모시울튼'은 잘하는 부분에 더욱 더 충실할 뿐이다. 다만 디자인 측면에서 이전엔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세대였다. 때문에 화려함에 무게를 둔 제품이 많았다. 이젠 좀 더 가볍고 부드러운 컬렉션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번에 선보인 '아르노' 커피 테이블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한 강 이름에서 영감을 얻었다. 수 천 년 동안 강에서 생긴 부드러운 곡선을 떠올려 보라. '인더스' 라는 플로우 램프 컬렉션은 3,500년 전 황동기 시절 사용한 기법에서 시작됐다. 옛날 방식을 그대로 재 해석한 것이다.
대학도 포기한 열정, 남 다르고 독특한 작품이 상징
- 보통 가구 하면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영국은 가구 브랜드로 낯설게 느끼는 부분도 있다. 솔직하게 어떻게 생각하는가?
> 현재는 이탈리아 가구가 당연히 가장 유명하다. 사실 18세기, 19세기 역사만 봐도 영국 가구의 수 제작 퀄리티는 유럽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적으로 엔티크 가구를 보면 실제로 영국 제품 가치가 가장 높다.
'티모시울튼'이 구현하고자 했던 것도 그 부분이다. 클럽 체어나 과거 전투기 등을 현 세대에 맞게 재 해석 하고 디자인으로 표현한다. 영국이 수십 년 수 백 년 전에 가장 잘 만든 제품들이다.
최고의 이탈리아 가구와 '티모시울튼' 가구는 최고와 최고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티모시울튼'이 남긴 말이 있다. "우리는 그 자체로 순수한 디자인 회사가 아니다. 그 이상이다. 장인 정신, 재료, 스토리에 관한 것이다."
- 엔티크 비지니스도 계속 병행하고 있는가? 한국에서 '티모시울튼'이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 '티모시울튼'이 시작된 본업인 만큼 계속 함께 하고 있다. '고야드' '루이 비통' 여행 트렁크 컬렉터로 유명하다. 업계에서 반 농담으로 이런 말을 한다. '티모시울튼은 버는 돈으로 모두 골동품을 산다'
엔티크 분야는 너무 재미있다. 항상 보물 찾기를 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에서 어떤 희귀한 물건을 찾아낸 순간을 상상해 보라. 또 그 물건에서 배울 점들이 너무 많다. 평생 공부해도 절대로 끝낼 수 없는 숙제 같은 게 이 업계다.
'티모시울튼'의 가장 큰 매력은 남 다르고 독특하다는 점이다. 한국 가구 시장 브랜드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다. 런던, 파리, 뉴욕에서도 못 찾았던 것, 내가 진짜 원했던 것을 '티모시울튼'에서 찾은 기쁨이 인기 근원 아닐까.
"가격만 비싼 가구 시대는 갔다" 전예진 '티모시 울튼' 코리아 대표
- 수입 가구지만 개성이 강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이 많다. K-POP스타와 영앤리치들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난 이유라고 한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가격은 소비자 각각의 기준에서 민감한 부분이다. 다만 '티모시울튼'은 갖고 싶은데 상상 할 수도 없는 가격대가 아니다. 수입 가구의 고정 관념을 깬 것 만큼은 분명하다.
오래된 전통 제작 기법과 현대적인 감각이 이어진 가구인데 하나 뿐인 느낌. 각 제품마다 담겨진 흥미로운 스토리. 이런 점이 젊은 세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브랜드와 가격만 앞세우는 가구 시대는 이제 지난 듯 하다.
- 최근 글로벌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하우스 가구 컬렉션을 줄이어 런칭 하고 있다. 패션에서 라이프 스타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대한 견해는?
> 패션과 가구가 사실 겹쳐 보이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많이 다른 업계다. 두 분야 모두 자기 스타일을 표현하는데 제일 적합한 것은 사실이다. 대신 패션은 빨리 움직인다. 매번 바뀌고 매번 트렌드가 있다.
가구는 유행을 초월하는 부분이 있다. 최소 10년은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내 모습 뿐 아니라 우리 집도 꾸며야 하는 세대가 왔다. '돌체앤가바나' '루이 비통' 등의 가구 컬렉션은 흥미롭다. 가구 업계엔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