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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성일 오빠대표에게 갔다"…손승연, 가처분 판결문 입수

[Dispatch=김소정·정태윤기자] 2017년 2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 

김용대 부장판사가 주문(主文)을 낭독했다.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채권자는 가수 손승연. 채무자는 소속사 포츈(이진영 대표). 해당 사건은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2012년 9월, 손승연은 '포츈'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4년 뒤, 우편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매니지먼트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

손승연이 계약해지를 요청한 이유는 7가지. 그중에 대표적인 6가지를 정리했다. 

① 신보 독집음반 제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② 포츈 명의의 계좌로 수익금을 수령하지 않았다.

③ 연예 활동을 지원하지 아니하거나 방해하였다.

④ 포츈이 정산의무를 불이행하였다.

⑤ 뮤지컬 출연에 대한 지원을 거절하거나 방해했다. 

⑥ 포츈은 손승연에게 가정환경 공개 등을 강요했다.

손승연은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7대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억지 주장이라고 판단한 것. 한 마디로, 손승연의 완패다. 

"채권자(손승연)의 ①, ②, ③, ④, ⑤, ⑥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재판부) 

'디스패치'가 손승연 계약 해지 청구소송을 파헤쳤다. 법원은 왜 손승연의 주장을 외면했을까. 주장과 억지를 살펴봤다. 

① 신보 독집음반 제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손승연은 전속계약서 4조를 들이밀었다.    

"첫 음원 또는 음반 발표일로부터 5년간 독집음반을 '1년에 1장씩 발매를 기본으로 한다." (4조 4항)

손승연의 2013년 7월 10일, 데뷔앨범 '미친 게 아니라구요'를 발표했다. 그 뒤로 제작된 독집음반은 딱 1장. 미니 2집 'Sonnet Blooms'(2014)가 전부다.     

손승연은 이를 근거로 계약위반을 주장했다. 1년에 1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매년 1매씩 신보를 만들진 않았지만, 연평균 3회 이상 싱글을 제작했다"며 "계약 불이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포츈은 2013년~2016년 동안 싱글음반 7장, OST 4장, CCM앨범 1장 등 총 12장의 싱글을 제작했다. 피처링 4회까지 더하면 16곡이 만들어졌다. 

재판부의 생각을 조금 더 들어보자. 

☞ 싱글 음반을 제작하거나 OST 제작에 관여하는 등 연평균 3회의 빈도로 음원을 발매했다.

☞ 손승연은 해당 계약기간 중 가수로서의 지명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음반 판매가 부진해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무조건 음반을 제작해야 하는 건 아니다. 

☞ 손승연은 계약 해지를 우편 통지하기 전까지 포츈에 신보 제작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② 포츈 명의의 계좌로 수익금을 수령하지 않았다

전속계약서 5조 1항이다.

"모든 수입은 포츈이 수령하여 손승연에게 분배한다." 

포츈은 일부 수입금을 손승연 개인 계좌로 받았다. 해당 매출에 따른 경비도 개인 계좌에서 처리했다. 손승연은 이를 계약위반이라 지적했다. 

'디스패치'는 손승연 매출 수령 계좌 2개를 확보했다. 포츈은 법인 계좌(국민은행)와 손승연 개인 계좌(하나은행)를 통해 수익금을 입금받았다. 

하지만 포츈이 손승연 개인 계좌를 이용한 건, 방송사 관행이었다. 당시 KBS나 MBC 등 방송사는 가수 출연료를 개인 계좌로 직접 송금했다. 

(예를 들어, 2015년 7월 1일. KBS '불후의 명곡' 출연료 145만 원이 개인 계좌로 입금됐다.)

방송국 관계자는 "일부 기획사가 출연료를 '먹튀'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가수 계좌로 직접 보냈다"고 설명했다. 

포츈은 법인 계좌로 입금된 돈은 법인 통장에서 경비를 제한 뒤 5:5, 개인 계좌로 들어온 돈은 개인 통장에서 경비를 처리한 뒤 5:5로 나누었다.   

재판부는 손승연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였을까? 

☞ 손승연 명의의 계좌로 수령했다는 것만으로 정산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손승연 개인 계좌에서 부당하게 경비 처리가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소명할 근거가 없다.  

☞ 개인 계좌 사용으로 손승연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불이익이 초래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덧붙여, 포츈은 손승연의 개인계좌 수입액에 따른 세금의 50%를 대신 지급했다. 개인계좌 사용으로 증가한 세금분을 (손해 없도록) 보전해 줬다.       

③ 연예 활동을 지원하지 아니하거나 방해하였다.

손승연은 전속계약 6조 7항과 10항 등을 문제 삼았다. 

"손승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연예 활동을 결정한다." (6조 7항)

"최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6조 10항)

손승연은 "포츈이 외부 행사에서 헤메스(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본인 의상으로 행사 무대에 섰다는 것.

통장 지출 내역에 따르면, 포츈은 방송 활동 시 '헤메스' 비용으로 각각 30만 원씩, 총 90만 원을 썼다. 지방 행사의 경우, 미용실에서 따로 받고 갔다.

포츈은 "손승연의 행사 출연료는 300~400만 원 정도"라며 "손승연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합의하에 비용을 줄인 것"이라 항변했다.

재판부의 의견을 들어보자.

☞ 포츈의 지원이 부실해 연예 활동이 어렵게 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 손승연이 경제상, 신용상의 손실을 입게 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 손승연과 협의 없이 임의로 출연 계약을 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

④ 포츈이 정산 의무를 불이행하였다.

계약서 5조 2항이다. 

"연예 활동으로 발생한 총수입에서 소요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손승연과 포츈이 5:5로 나눈다." 

손승연은 5조 6항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매월 말일 자로 정산해야 하며, 구체적인 정산자료도 제공해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포츈은 재판부에 이메일 정산서 기록을 제출했다. 2013년 2회, 2014년 7회, 2015년 9회, 2016년 6회, (손승연에게) 정산서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3년 12월부터 소득이 발생했다. 소득이 '+' 일 때, 이메일로 수입과 지출 자료를 제공했다. 일부는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서명했다. 단, 마이너스 달에는 본인에게 알리고 정산서를 보내지 않았다." (포츈)

손승연은 이어, "정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공격했다.

손승연에 따르면, 수입액(12년~16년)은 11억 3,834만 원. 지출액은 7억 3,532만 원이다.  순이익은 4억 302만 원. 이를 포츈과 5:5로 나누면 2억 151만 원. 

포춘은 해당 기간 법인통장에서 (손승연에게) 1억 8,809만 원을 지급했다. 손승연 개인 통장에서 정산한 금액은 1,938만 원. 이를 합하면 2억 747만 원이다. 

재판부는 "손승연이 주장하는 수입액과 포츈이 지급한 정산액은 별 차이가 없다"면서 "오히려 손승연이 주장하는 금액(2억 151만 원)보다 포츈이 지급한 돈(2억 747만 원)이 조금 더 많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판결을 이어서 들어보자.

☞ 손승연은 3년 동안 정산자료를 받았는데 이의를 제기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 손승연이 주장한 수입액과 포츈이 주장한 수입액에 (2015년을 제외하면) 별 차이가 없다. 

☞ 2015년의 경우 6,825만 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손승연 개인계좌로 수령된 7,005만 원을 합하면 별 차이가 없다.  

(손승연이 주장하는 2015년 수입액은 4억 7,775만 원. 포츈 법인계좌에 찍힌 매출은 4억 950만 원. 손승연 개인 계좌로 수령한 돈은 7,005만 원. 4억 950만 원과 7,005만 원을 더하면, 거의 비슷하다.)

☞ 손승연은 포츈이 비용을 과다 공제했다고 주장하나, 소명할 자료가 없다.

⑤ 뮤지컬 출연에 대한 지원을 거절하거나 방해했다. 

손승연은 뮤지컬 무대를 강하게 원했다. '보디가드' 출연을 희망한 것.  

포츈은 3가지 이유로 반대했다. 우선, 수익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제안받은) 뮤지컬 개런티는 120만 원. 행사 개런티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손승연은 '뮤지컬'에 최소 6개월을 전념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회사는 그 기간 동안 행사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자칫, 성대 결절 등 건강상 위험 부담도 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포츈은 손승연의 뜻을 존중했다. 심지어, 제작자와 협상해 개런티까지 올렸다. 

소속사 : 오늘 뮤지컬 님들과 2시간 대화함. 

손승연 : 진XX 감독님이요?

소속사: 뮤지컬은 회당 200만원에 일단 28회 계약 진행합니다.

손승연: 네 계약서 저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판부의 생각은 어떨까? 

☞ 손승연의 연예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 

⑥ 포츈은 손승연에게 가정환경 공개 등을 강요했다.

손승연이 계약 해지를 희망하는 마지막 이유. 가정사(?) 마케팅이다.

"방송에서 불우한 가정환경을 공개해 눈물을 흘리도록 하는 등 동정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강요했습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록상 이를 소명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손승연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재판부는 덧붙였다.

"앞선 소명 사실에 비추어 보면 손승연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주장하는 데 불과할 뿐, 포츈의 의무위반으로 인해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 (재판부)

2017년 2월, 손승연의 패배로 끝이 났다. 전속계약효력부존재 가처분 청구 기각. 재판부는 손승연의 주장, 그 어느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츈은 손승연에게 (회사로) 돌아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결국 포츈은 2017년 4월, 손승연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손승연은 그해 6월, 연예활동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재판부는 손승연의 주장을 인용했다. 이미 둘 사이의 관계가 끝났다고 본 것.

2018년 4월, 손승연은 포츈과 헤어졌다. 그리고 2개월 뒤, 손승연은 '투애니포스트릿'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그 회사의 수장은 안성일이다.

안성일은 손승연의 리메이크곡 '첫눈이 온다구요'를 편곡했다. 손승연은 '피프티 피프티'의 롤모델일까? '피프티 피프티'는 손승연의 데자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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