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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떤 말도 변명이겠지만"...원호가 말하는 과거, 현재, 몬베베

[Dispatch=김수지기자] "사실, 마음이 편하진 않았어요."

그 이유를 물었다.

"(저는) 제 잘못을 아니까..."

원호는 자신의 과거를 꺼냈다.

"어떤 말을 해도 변명입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그는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요."

무엇보다, 팬들을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봤습니다. 적어도,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디스패치'가 지난 2월, '몬스타엑스'로 활동했던 원호를 만났다. 당시 그는 과거 논란으로 자숙 중이었다. 동시에 경찰은 (2013년) 대마초 흡연 혐의를 수사하고 있었다.

"네, 맞습니다. 과거를 인정합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멤버만, 그룹만, 팬들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오해에 관한 것이었다.

"전 대마초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제 결백이 증명되면 그때 꼭 제 이야기를 써주세요. 사과하고 싶고,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용서를 구하고 싶어요."

경찰이 지난 10일 원호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대마초 흡연 혐의를 수사한 결과 혐의를 찾을 수 없다며 내사종결했다. 이제, 원호의 이야기다.

◆ "그 시절, 불행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임대 아파트. (작은) 거실과 방 하나가 전부였다. 그곳에서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과 지냈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20살까지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할머니가 방을 쓰셨고요. 아버지, 어머니, 동생, 저는 거실에서 먹고 잤어요. 그때는 그게 가난인지 잘 몰랐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놀림이 이어졌다. 괴롭힘도 반복됐다. 원호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아이였다.

"하루는 더럽다고 놀리고, 하루는 심심하다고 괴롭혔죠. 친구들이 저를 싫어했어요. 사실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이 더 많아요. 한 마디로 왕따였죠."

물론, 집에서도 행복한 건 아니었다. 부모님은 매일 싸웠다. 돈 때문이었다. 원호는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동네에서 낯선 형을 알게 됐다.

"집도 편하진 않았어요. 부모님이 자주 싸우시니까. 매일 밖에서 시간을 때웠죠. 우연히 동네 형을 알게 됐고, 따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 "나쁜 것이 더 좋았다"

그 이후 더이상의 괴롭힘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피하는 느낌. 원호는 친구들이 불편해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루는 계단을 내려가다 절 괴롭혔던 친구와 부딪혔습니다. 저도 모르게 움찔했죠. 그런데 그 친구가 먼저 '호석아 미안해'라고 말하더군요. 갑자기 우쭐해졌죠. 그러면 안됐는데..."

원호는, 그렇게 '왕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행복한 건 아니었다. 형편은 여전했고, 불화는 지속됐다. 급기야 성격까지 비관적으로 변했다. 고등학교 때 일이다.

"그날도 부모님은 싸우고 계셨습니다. 갑자기 숨이 막혔어요. 더이상 (집에선) 희망이 보이지 않았죠.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그때는 가족의 소중함을 몰랐어요."

집 밖은, 더 위험했다.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렸다. 해서는 안될 일에 휩쓸렸다. 일부 친구들은 특수절도혐의로 소년원에 갔다. 원호는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다.

"친구들을 원망하고 싶진 않아요. 그것 또한 제 선택이었으니까.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제 탓이에요.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 "나에게도 꿈이 생겼다"

원호의 10대는 험했다. 거센 바람과 세찬 물결, 문자 그대로 질풍노도였다. 그러다 정다은을 알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로 기억했다.

“우린 금방 친해졌어요. 같이 피팅 모델도 했어요. 다은이가 많이 도와 줬죠. 제가 가수를 꿈꿀 수 있게 많이 응원해줬어요.”

20살 이전의 원호, 아니 이호석은 거칠었다. 현실을 원망하며 엇나갔다. 하지만 20살 이후의 이호석, 아니 원호는 달라졌다. 현실을 극복하며 나아갔다. 일종의 각성이다.

"미친듯이 연습하는 친구들을 봤습니다. 모두들 '꿈'이라는 것을 꾸고 있더군요. 부끄러웠습니다. 전 원망만 하며 살았는데... 그때 약속했습니다. 더이상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원호는 밤낮 없이 연습했다. 틈만 나면 (회사) 복도 계단으로 달려갔다. 혼자만의 연습 장소가 필요했던 것. 그렇게 계단에서, 춤추다 멈추다를 반복했다.

"연습생 동기들과 밤새 춤 추고 노래 불렀죠. 힘들지 않았어요. '내게도 미래가 있다'는 희망이 생겼으니까요. 행복했습니다. 단체 생활도 너무 좋았고요. 4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과거가 길을 막고 섰다"

2015년, '몬스타엑스'로 데뷔했다. 국내에서 12장의 앨범을 냈다. 미국, 유럽, 아시아도 두들겼다. 결실도 맺었다. 당시 '빌보드' 팝송즈 39위(2019년)에 올랐다. K팝 사상 3번째다.

2019년, 원호는 미래를 향해 달렸다. 그 순간, 과거가 발목을 잡았다. 빚투가 이어졌고, 보호관찰 전력이 드러났다. 심지어 경찰은 대마초(2013년) 혐의로 내사를 벌였다.

“제 잘못도 있고, 오해도 있습니다. 물론 되돌릴 수 없는 일이란 걸 압니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 처했다고 모두가 엇나가는 건 아니니까요. 보호관찰을 받았을 때 많이 반성했습니다."

원호는 더이상 핑계 대지 않았다. 과거의 일탈을 인정했다. 거듭 죄송하다 말했다. 단, 대마초 혐의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했다. 절대로 마약류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

“제 과거 문제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대마초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에서 이 부분을 명백하게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5개월 이상의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대마초 흡연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약물 복용 여부도 조사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마약류도 검출되지 않았다.

◆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원호는 '몬스타엑스'를 탈퇴했다. 지난 해 10월, "저같은 사람 때문에 멤버들이 상처를 입는다. 멤버들은 저와 관련이 없다. 몬스타엑스에 힘이 되어 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정말 열심히 새 앨범을 준비했습니다. (저로 인해) 몬스타엑스가 무너지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제가 하루라도 빨리 탈퇴하는 게 팀이 사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피해를 막고 싶었어요."

또 하나, 그의 결심 뒤에는 '몬베베'가 있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몬베베'를 만난 다음, 저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사랑을 받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습니다. 하루 하루를 더 잘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원호에 따르면, 한 눈을 팔지 않았다. 그의 일과 대부분은 작업, 운동, 소통이었다. 실제로 그는 해외 투어 동안에도 (팬들과) 3~4시간씩 라이브 방송으로 수다를 떨었다.

"사실 그런 따뜻한 감정을 처음 느껴봤어요. 그래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팬들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었죠. 그 사랑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 "그래도, 죄송합니다"

과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탈퇴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팬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팬들이랑 약속한 것들이 많아요. 늘 옆에 있겠다고 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떠날 수 밖에 없어 미안해요. 저도 팬들만 보고 살았는데..."

그래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는 이호석으로, 현재는 원호로 살았습니다. 이호석이 한 일이라서 원호는 책임이 없을까요? 제가 짊어져야 합니다. 결국 제 과거로 상처를 줬어요. 고통을 줄여주고 싶었습니다."

원호는 한동안 집밖을 나오지 않았다. 주변에 피해가 갈까, 숨죽여 지냈다. 그 사이 대마초와 관련해선 깨끗이 혐의를 벗었다. 원호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저는 팬들을 잊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후회만 남습니다. '조금 더 잘할 걸 그랬다'는 미련? 그냥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 이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사진=이승훈,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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