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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게 안철수 새정치인가…" 호남 '부글부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양당 통합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심정은 복잡하고 싸늘했다.

20일 오후 뉴스1이 주말을 맞아 광주·전남 곳곳을 돌며 시민들을 만나 가칭 '통합개혁신당' 출범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뉴스1이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보수야합'이자 국민의당을 키워준 호남에 대한 '배신'이라고 성토했다.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제3당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안 대표의 '통합' 취지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덩달아 '새정치'와 신선함으로 대변되던 안철수 대표의 이미지도 '구태'와 '독단'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진 모습이었다. 6·13지방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끝났다는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있었다.

◇ "안철수, 국민의당 키워준 호남 배신했다"

광주의 관문인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광천터미널에서 TV를 통해 뉴스를 보던 나모씨(43·여)는 통합 추진에 대해 "자신을 키워준 호남을 이렇게 내팽겨치고 저쪽(바른정당)으로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요즘은 꼴도 보기 싫다"고 팔을 내저었다.

함께 TV 뉴스를 보던 황모씨(45)도 "예전에는 안철수라는 사람에 큰 기대를 가졌는데 최근 하는 행동을 보면 실망을 넘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며 "지금껏 (총선 이후) 호남 사람들 마음을 잡을 생각은 안하다가 지방선거에서 질 것이 뻔하니까 내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 월계동 쌍암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신숙씨(68)는 "국민의당을 누가 만들어줬느냐. 호남이 만들어주지 않았느냐"며 "안철수가 호남을 배신했다"고 맹비난했다.

신씨는 "호남이 당의 최대 지지기반이면 호남 지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거꾸로만 간다"며 "대통령이 되려는 욕심으로 사사건건 문재인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정치적으로 자신을 키워준 호남마저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남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각종 적폐청산을 원하는 데 안철수는 정치보복이라고 한다"며 "안철수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하려면 탈당하고 합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체성 다른데 합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다른데 합당을 추진하면서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하던 이윤배씨(35)는 "안철수의 행동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라며 "바른정당과 성향이 너무 다른데 둘이 합당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노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 안재풍씨(78)는 "경로당에 모이면 다들 '민주당은 잘하는데 국민의당은 형편없다'고 말한다"면서 "안철수가 우리를 버리고 경상도 당과 손 잡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남지역에서 만난 시민들의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순천시 연향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시민 박모씨(55)는 "안철수 대표의 5·18광주정신과 햇볕정책을 외면하는 신당창당 기조에 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최소한 호남민심은 5·18과 햇볕정책을 뺀 대북정책과 통일정책 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순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안모씨(51)는 "안철수가 바른정당과 합당으로 가는 과정을 보면 당원의 뜻대로 가는 것도 아니고 당원의 100% 의견을 수렴한 것도 아닌 것 같다"며 "당을 개인의 사당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남 목포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모씨(50)는 "안 대표가 처음 정치에 나왔을 때는 신선하다고 봤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런 리더십에 심한 상처를 입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합당? 되지도 않은 반찬 두 개 섞이는 것"

안철수 대표는  2·4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당원들의 투표를 거쳐 통합을 의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안이 전당대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렸으나 우려의 시선은 여전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가게 오픈을 준비하던 조성형씨(29)는 "안철수와 유승민의 합당은 솔직히 말하면 현실성 없는 일"이라며 "기대치를 충족 시켜주는 게 아니라 믿음을 줘야하는 게 정치인인데 두 사람 모두 양 당의 당원들을 배신한 것이라 통합이 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합당은 되지도 않는 반찬 두 개가 섞인 느낌"이라며 "통합개혁신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서 두 사람이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동구 충장로에서 만난 오모씨(47)는 "두 당의 정체성이 너무 달라 맞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안 대표가 당규를 바꾸면서까지 밀어부치니 전당대회에서 통합안이 통과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 "다당제는 필요…안철수, 자유한국당 합당 우려"

시민들 중에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체제 외에 중도보수의 제3당이라는 다당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안 대표를 믿을 수 없다는 우려도 그만큼 컸다.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 산다는 김모씨(43)는 "정의당이 있긴 하지만 사실 국민의당의 출범으로 다당제 구조가 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었다"며 "호남 인재가 등용되고 호남 소외가 줄어든 것도 제3당이라는 국민의당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체제로 돌아선다면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이라는 이념, 지역구도가 다시 들어설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이 3당으로 자리잡을 필요는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안 대표가 외연을 확장하겠다며 어거지와 날치기로 통합을 밀어부치는 모습을 보면 우려가 된다"며 "독재적으로 전당대회를 통과시키고 만든 통합개혁신당이 무슨 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지난 대선에서 안 대표에게 투표했다는 조모씨(49)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이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면 사라질 수 있다"며 "지역당으로 있기보다 외연 확장을 통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시도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안 대표가 통합개혁신당을 만든 이후에 차기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과 연대나 통합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보면 보수 대권 후보로 나서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 같다. 안 대표를 믿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새정치 한다던 안철수는 어디 가고…"

'호남배신'과 '보수야합', 대권을 위한 독단적 행보라는 평가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광주 동구 조선대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이병철씨(28)는 "대학생 시절 나에게 안 대표는 롤 모델이였다"며 "V3라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국민들을 위해 무료로 배포하던 그 행동은 잊을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치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독재"라며 "안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국민의 뜻보다 자신의 생각대로 이끌었을 것 같다. 대통령이 안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비판했다.

전남 순천의 박모씨도 "2012년 새정치를 표방하며 등장한 안철수의 맨 얼굴이 5년만에 드러났다"며 "안철수의 바른정당 합당은 새정치를 갈망했던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실감과 허탈감을 안겨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본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는 너무 다르다"며 "새정치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구태를 답습하며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의 뜻대로만 가려하는 것에 대해 너무 실망감이 크다"고 허탈해했다.

◇"6·13지방선거? 국민의당은 끝났다"

6.13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의 완패를 점치는 시민들이 많았다.

특히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로 국민의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강한 목포지역의 여론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목포시 만호동에서 만난 최구호씨(62)는 "목포도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민주당을 지지하는 흐름이 강하다"며 "그런 것들이 (지방선거에 나서는) 각 후보자들에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통합신당이나 개혁신당의 미래 역시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술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통합신당이나 탈당 뒤 개혁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국내 정치역사가 양당체제로 이어져왔고 이렇게 분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범한 제3당은 금방 소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포 택시기사 최모씨는 "안 대표가 앞으로 대선후보 선정 과정에서 밀리지 않겠느냐"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차기 대선 후보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순천에 사는 안모씨(51)도 "패거리에 고집 불통인 모습은 현대 정치사에서 나타난 못된 것만 모은 것"이라며 "호남에서 안철수의 정치는 끝났다"고 혹평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사는 이모씨(52)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국민의당은 끝났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한다"며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은 자기들 살 길만 계산하고 한국정치의 발전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

nofatejb@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박영래 기자, 지정운 기자, 남성진 기자,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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