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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지아의 고백, 엇갈린 진실…"잃어버린 7년, 실체는?"

 

 

[Dispathc=나지연·김수지기자] "내가 선택한 사랑은 다람쥐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탤런트 이지아가 '힐링'을 했다. 소문과 오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단언컨대, 스스로에게는 힐링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말 한마디로 털어냈다.

 

그러나 이는 분명, 위험한 고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주장은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그 주장이 일방적이라면, 진실은 왜곡될 수 있다.

 

이지아는 이날 방송에서 서태지와의 결혼에 대해 말했다. 그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자유롭지 못했다"면서 "바위 뒤에 몸을 숨기는 건 간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지아의 주장은 7년 감금설로 확대됐다. "7년 동안 부모님과 연락을 못 했다"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선택한 건 그분이 그렇게 해주길 원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2011년, '디스패치'는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을 심층 취재했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 증명서 등을 단독으로 입수, 둘의 숨은 행적을 좇았다.

 

'디스패치'가 취재한 내용은 이지아가 주장과 차이를 보인다. 만남, 결혼, 이혼, 소송 등의 과정에서 어긋나는 것도 있다. 그 의문을 Q&D로 풀었다.

 

 

▶ 이지아's 힐링 : 16살 때 첫 만남을 가졌다. 미국에서 진행된 공연에서 그분을 봤고,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중략) 이후 7년 간 부모님을 보지 못했다.

 

Q1 : 이지아 스스로 16세에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만남'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뉘앙스가 있다. 처음 인사를 한 시점인가, 아니면 둘이 사귄 시점인가.

 

D : 정확한 타임라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시기는 '1993년'이다. 이 때 이지아의 나이가 16세. 서태지의 나이가 22세다.

 

그리고 결혼한 시기는 1997년 10월 21일이다. 이는 '디스패치'가 미국 법원에서 입수한 결혼 증명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은 2000년 6월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최측근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별거 이후 둘은 거의 왕래를 하지 않았다. 각각 떨어져서 생활했고, 활동했다.

 

이혼 소송은 2006년 6월에 진행됐다. 그리고 2006년 8월에 미국 법정에서 이혼 판결이 났다. 그리고 이지아는 2011년 한국에서 50억 원의 재산분할 신청을 제기했다.

 

 

 

Q2 : 이지아는 부모님과 7년 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16세에 처음 만나 7년간 연락을 못 했다'고 받아들인다. '미성년자 동거설', '7년 감금설'이 나온 배경이다.

 

D : 여기서 주목할 시기는 다음과 같다.

 

1993년은 두 사람이 최초로 만난 시기다. 당시 이지아의 나이는 16세가 맞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만남과 동시에 연애를 시작한 게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태지는 1992년~1995년 국내에서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했다. 이지아를 다시 만난 건 1996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간 이후다.

 

이지아의 주장, 즉 "7년 동안 외부와 단절해서 지냈다"는 게 맞다면…. 두 사람은 1993년 첫 만남 이후 2000년 별거까지 계속 같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취재 결과, 둘이 다시 재회한 건 1996년 이후다. 그 사이 둘은 편지와 이메일 등으로 교류한 게 전부였다. 미성년자 동거설과 7년 감금설이 불가능한 이유다.

 

 

Q3 : 1993년에 처음 만나 1997년에 결혼을 했다. 그럼 이지아는 3~4년간 누구와 함께 있었나. 그리고 둘의 결혼은 가족이 전혀 모르는 일이었나.

 

D :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1996년이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7년 10월 21일 부부가 됐다. 이때, 이지아의 나이는 20세, 서태지는 26세다.

 

'디스패치'가 확보한 미국 네바다주 등기소 자료에 따르면, '정현철'과 '김상은'은 1997년 10월 12일 12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혼인 신고일은 10월 21일이다.
 
정현철은 서태지의 본명이고, 김상은은 이지아의 본명이다. 이후 이지아는 김상은에서 김지아로 개명했고, 2004년 이후 이지아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결혼식의 증인은 이지아의 친언니가 섰다. 둘을 잘 아는 측근은 "이지아의 언니가 서태지와 친분이 있었다. 서태지에게 팬인 동생(이지아)를 소개했고, 결혼식 증인까지 섰다"고 말했다.

 

이지아의 집은 상당히 유복했다. 위로 2명의 언니가 있고, 밑으로 남동생이 있다. 비록 언니 둘은 이부이지만, 이들 3자매의 우애는 남달랐다.

 

이 측근은 "아버지는 다르지만 자매의 사이가 막역했다. 이지아가 중학교 2학년 때 언니와 함께 유학을 갔고, 이 언니가 결혼을 할 때 까지 보살폈다"고 덧붙였다.

 

Q4 : 결혼 생활은 얼마나 유지됐나? 이지아는 7년을 암시했다. 물론 이지아의 계산법대로라면 1993년~2000년, 혹은 1997년~2004년이 된다.

 

D : 당시 둘은 신접 애리조나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대략 2년 8개월 정도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이후 2000년 6월,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다.

 

한 측근은 "둘 다 어린 나이에 만나 결혼을 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알게 됐다. 결국 서로 떨어지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별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서태지는 그해 9월, '울트라맨이야'로 국내에 컴백했다. 이후 2004년까지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다. 이지아는 2004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CF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Q5 : 이지아는 서태지와 함께했던 삶을 "다람쥐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D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는 따지기 어렵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지아가 서태지와의 결혼을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건 반박할 여지는 없다.

 

다만, 이지아가 집에 갇혀 있던 건 아니다. 그가 말한 "사소한 것 하나도 자유롭지 못했다"는, 어쩌면 서태지와의 비밀 결혼에 대한 답답함 아니었을까. 

 

실제로 이지아는 자유롭게 미국을 돌아다녔다. '디스패치'는 미국 법원의 사건 사고 기록을 조회했다. 1997년 8월, 이지아가 애리조나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측근은 "자유가 없다는 건, 결혼 사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이지아 개인은 자유롭게 돌아다녔고, 당시 만난 사람을 통해 국내 연예계 인맥도 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은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도 했다. 마트 등에서 함께 쇼핑도 즐겼다"면서 "당시 한인 커뮤니티에 서태지 동거설이 나돈 것도 이런 모습이 띄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Q6 : 하지만 이지아는 7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지아가 말하는 7년이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는 모른다. 그냥, 단순히 7년이다.

 

D : 1993년~2000년까지일까. '디스패치' 취재 결과,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식 증인은 이지아의 이복 언니였다. 즉, 가족의 허락 하에서 이루어진 결혼이다.

 

그렇다면 1997년~2004년일까. 이지아의 부모님은 애리조나에 있는 둘의 신혼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7년설은 어느 상황에 대입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두 사람은 2000년 6월 이후 별거에 돌입했다. 정확히 함께 산 시간은 2년 8개월이다.

 

서태지는 별거 이후 한국에 왔고, 이지아는 애리조나에 계속 머물렀다. 만약 이지아가 부모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보는 게 맞다.

 

 

 

Q7 : 이지아는 2006년 미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낸다. 별거 이후 6년 만이다. 그런 그가 2009년 서태지 콘서트 현장에도 나타났다. 어떤 의미인가?

 

D : '디스패치'가 입수한 미국 LA고등법원(Superior Court) 이혼소송 요약본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6년 6월 12일 법적으로 남남이 됐다.

 

당시 재판기록을 살펴보면, '디폴트 저지먼트(Default Judgment)', 피고의 출석 거부로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즉, 이지아의 이혼 요청을 서태지 반론없이 수용했다 내용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이 시점을 국내 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풀이했다.

 

그는 "이지아는 2007년 '태사기'로 데뷔했다. 과거를 지우기 위해 이혼 소송을 냈고, 이름을 김상은에서 김지아로, 다시 김지아에서 이지아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혼 이후에도 서태지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일례로 이지아는 2009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서태지 웜홀 콘서트'를 찾아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이지아는 2006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약 3억 원의 위자료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 남편의 팬임을 자처하며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 선뜻 이해하긴 어렵다.

 

 

 

Q8 : 사실 이지아가 해명해야 할 핵심적인 의문은 따로 있다. 이지아는 2006년에 이혼 판결을 받았다. 그러다 5년이 지난 2011년, 국내 법원에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냈다.

 

대한민국 현행법에 따르면, 이혼 후 위자료 청구는 3년 이내, 재산분할 청구는 2년 이내에 해야 한다. 이지아는 왜, 공소시효를 넘긴 상황에서 재산분할을 청구했을까.

 

D : 미국 법원의 판결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지아가 2011년에 제기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은 무효다. 2006년 이혼 시점에서 이미 5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당시 이지아 측은 "2006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적 효력이 발생한 시점은 2009년이다"고 해명했다. '이혼 판결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 효력이 발생했다' 낯선 논리를 내세웠다.

 

서태지 측은 이지아의 사문서 위조를 지적했다.

 

"원고(이지아)가 '2009년에 혼인이 종결되었다'는 내용의 이혼 판결문(사본)을 제출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서태지 측 변호사는 미국 법원으로부터 직접 이혼 판결문(원본)을 발급받아 재판부에 제출, 2006년에 혼인이 종결된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미국 법원 직원의 실수로 인한 잘못된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하게 된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2006년에 미국에서 혼인이 종결된 사실을 원고 측도 자인하는 셈입니다." (서태지 컴퍼니)

 

당시 50억 재산 분할의 핵심은 이혼 시점이었다. 두 사람이 2006년에 이혼을 합의했다면, 사실 소송 자체는 무효가 됐다. 재산 청구 공소 시효인 2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서태지 측은 미국 법원의 기록(2006년 이혼)을 근거로 소송의 무효성을 말했다. 반면 이지아는 2009년에 효력이 발생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외의 명확한 근거를 내놓지 못했다.

 

물론, '힐링캠프'에서는 당시의 핵심적인 논란을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이지아는 분명, 흔치 않은 20대를 보냈다.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가 선택한 삶이었다. 그는 자신을 위한 힐링을 마쳤다. 단, 그의 고백과, 사실과 진실은 순전히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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