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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의 음감] "추락은 곧, 강림이다"…투바투, 단단한 청춘의 서사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 번째 정규 앨범 '이름의 장 : 프리폴(FREEFALL)'을 이야기하기 전 복습해야 할 영상이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이름의 장'의 시작을 알리며 유튜브에 공개한 '더 네임 챕터 콘셉트 트레일러(The Name Chapter Concept Trailer)'다.

영상은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고 절망한 청년의 분노와 방황을 그린 '혼돈의 장'을 거치며 '굿 보이 곤 배드(Good Boy Gone Bad)'를 통해 극도로 어두워지기까지 한 콘셉트의 전환을 알린다. 제임스 매슈 배리가 1900년대 창조한 캐릭터 피터 팬의 소설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그림자와 함께 춤을 추던 소년들은 환상의 세계, 이상향 '네버랜드'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저 머무르고자 하는 청춘에게 닥친 위기는 구름 위 지어진 아늑한 공간의 붕괴로 표현되었다. '꿈의 장'에서 마음껏 신비한 마법을 누리던 소년의 시간, 음울했지만 간절히 원하는 한 가지를 위해 가진 모든 것을 걸던 사춘기와의 작별이 임박한 것이다. '이름의 장 : 템테이션(TEMPTATION)' 앨범은 타이틀곡 '슈가 러쉬 라이드(Sugar Rush Ride)'의 유혹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처연한 '네버랜드를 떠나며'로 마무리되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커리어를 관심 있게 지켜본 이들에게 '이름의 장 : 프리폴'의 추락 모티프는 낯설지 않다. 눈치 빠른 이들은 네이버 슈퍼캐스팅 프로젝트 사운드트랙 '프리 폴링(Free Falling)'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돌아갈 곳 없는 끄트머리에서 내딛는 발걸음은 필연 추락을 부른다. 하지만 나아가지 않으면 머무를 뿐이다. 자신을 믿는 굳은 신념, 우애를 나눈 동료들과 든든한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낙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비행으로 이어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행위는 추락만 있는 게 아니다. 낭만의 자유 낙하, 깨달음과 영감의 강림도 내려옴이다.

그룹 서사의 흐름을 떠나 현실 세계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도 추락은 필수 불가결한 도약의 과정이었다.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뮤직비디오에서 거대한 지구의 작은 일원으로 소소한 마법을 꿈꾸던 소년들은 이제 그 푸른 행성 곳곳을 누비는 케이팝 스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올해 빌보드에서 빌보드 200과 주간 아티스트 100 차트 정상을 동시에 차지했으며, 조나스 브라더스와의 콜라보 싱글 '두 잇 라이크 댓(Do It Like That)'은 원리퍼블릭의 리더이자 세계적인 히트메이커 라이언 테더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브라질 출신 팝스타 아니타(Anitta)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으는 선공개 곡 '백 포 모어(Back for More)' 역시 라이언 테더의 작품이다. 올해 7월 케이팝 가수 최초로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의 헤드라이너 무대를 장식한 것은 이번 여름 그들이 세계 음악 시장에 쌓아 올린 이정표였다.

'이름의 장 ; 프리폴'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 부여된 이야기와 지금 그들의 위치를 다양한 면모로 담아낸 작품이다. 2020년대 빌보드 차트의 정상을 차지했던 팝 장르와 최근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는 일렉트로닉, '혼돈의 장'부터 그들의 강점으로 획득한 록 음악이 균형을 이룬다.

타이틀곡 '체이싱 더 필링(Chasing The Feeling)'은 위켄드(The Weeknd)와 함께 팬데믹을 휩쓸었던 신스 웨이브 장르를 가져왔다. 복고 성향이 짙은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완성된다. 네버랜드를 떠나 영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연상케 하는 축축한 하수도에 도착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그들은 인도하는 신비로운 미지의 힘을 좇아 달려간 멤버들은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미국의 대도시에서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본다.

이들은 '고스트버스터즈'처럼 환상과 현실을 뒤섞은 공간에서 '트랜스포머'처럼 거대한 마천루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신비한 힘을 선보인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머글의 세계에서 은근히 특별한 존재임을 알리듯, '슈가 러쉬 라이드' 속 신비로운 도원경을 떠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도 인간 세상은 평범한 일상에 반짝이는 가능성을 전할 수 있는 땅이다. 현실 세계로의 '추락'이 '강림'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며,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오늘이 겹치는 지점이다.

트렌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모습은 8분의 6박자 발라드 '드리머(Dreamer)'와 저지 클럽 스타일의 '딥 다운(Deep Down)', '해필리 에버 애프터(Happily Ever After)'에서 만날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의 두려움을 연약한 정서로 표현한 '드리머'가 '체이싱 더 필링'과 '백 포 모어'의 들뜬 감정을 가라앉힌다면, '딥 다운'은 모두의 힘으로 특별하게 빛나는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전한다. 이 기분 좋은 감정이 고스란히 '해필리 에버 애프터'에 담긴다. 유기적인 흐름이다.

'부딪혀 겁 없이 / 곤두박질쳐 현실 속으로 던져버려'라 악을 쓰며 앨범의 문을 여는 'Growing Pain'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커리어뿐 아니라 최근 케이팝 앨범 중 가장 과격한 형태의 록이다. 그러나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록은 이제 성난 분노만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다. 인디 신의 유망주로 빠르게 팬층을 확보한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와의 합작 '물수제비'에서는 '상처를 집어삼킨 물은 언젠가 잠잠해져 넓은 품을 갖게 될 테니'라는 성숙한 가사를 내뱉고, 앨범을 마무리하는 'Blue Spring'은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탑라인 합창을 유도한 멤버 범규의 프로듀싱이 따스한 애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상상할 수 없던 대단한 도전과 모험이 다섯 청춘 앞에 놓였다. 두렵고, 상처 입는 일도 있겠지만, 과감히 세계의 끝으로 몸을 던진다. 자유 낙하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시련도 겪지만, 그 속에는 분명히 아름다운 순간도 공존한다. 미약하지만, 단단한 청춘의 이야기를 우리만의 색깔로 녹여냈다.".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연준의 소개말이다. 앨범 수록곡 '딥 다운(Deep Down)'의 부제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머리에 솟아난 뿔은 나의 왕관이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 zener1218@gmail.com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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