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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달인은, ATM기였다"…김병만, 이혼의 정글

[Dispatch=김지호·김다은기자] 2019년 7월 30일. S씨가 알림 문자를 받았다. 발신처는 국민은행. ‘공인인증서가 변경됐다'는 내용이었다. (S씨는 김병만의 전처다.)

"S씨가 김병만의 금융 자산을 관리했습니다. 공인인증서와 OTP 카드를 들고 있었죠. (금융) 알림 문자도 그녀가 받았고요. 그래서 공인인증서 재발급을 알 수 있었죠." (김병만 측)

김병만이 행동에 나서자, 전처 S씨도 급해졌다. S씨는 곧장 SC제일은행으로 갔다. 계좌이체 의뢰서를 위조, 김병만 통장에 있는 4억 8,751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겼다.

2019년 8월 2일. 김병만이 다시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 돈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S씨 계좌로 이체된 금액은 총 6억 7,402만 원.

불과 하루 사이에, 7억 원에 가까운 돈이, (김병만) 허락 없이 옮겨졌다. 그리고 은행 창구에서 추가로 들은 충격적 이야기. S씨가 ATM기를 돌며 출금을 하고 있다는 것.

"창구 직원이 '지금 고객님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되고 있어요'라고 알려줬습니다. S씨는 이혼 소송 중에 ATM기를 찾아다니며 한 번에 300만 원씩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뽑아갔습니다." (임사라 변호사, 김병만 법정 대리인)

'디스패치'가 김병만과 S씨의 이혼 전말을 파악했다. 김병만이 이혼을 결심한 배경과 법원의 판단 등을 소장 및 판결문을 통해 확인했다. 사랑으로 시작했을까? 결론은, 돈돈돈이었다.

◆ 그 남자 초혼, 그 여자 삼혼

2009년, 김병만은 '달인'(개그콘서트)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S씨는 그야말로, 팬이었다. 그는 김병만 팬카페에서 활동, 팬레터로 여러차례 호감을 표했다.

김병만도 S씨의 관심이 싫진 않았다. 우연히도, 둘은 이웃사촌. 편지와 답장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 그러다 S씨가 제안을 했다. "좋은 여자 소개시켜 줄까요?"

두 사람은 '소개팅'을 계기로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났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S씨만 있었다. 김병만은 "소개팅할 여자분은 언제 오시냐?"고 물었다.

그때, S씨의 대답이 김병만을 사로잡았다. "저를 병만 씨에게 소개해 주려고 했어요." 김병만이 '빵' 터졌다. 마음의 문이 열렸고,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S씨는 김병만보다 7살 연상이다. 2번 결혼했고, 실패했다. 초등학생 딸도 있었다. 그럼에도, 김병만은 그녀를 아내로 받아들였다. 2010년 1월 5일, 혼인신고를 했다.

단,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김병만은 초혼이지만, S씨는 삼혼. 일종의 배려였다. 게다가 S씨 딸까지 호적에 올렸다. 친양자 입양으로, 친자와 같은 지위를 부여했다.

◆ 결혼은, 곧 지옥이 됐다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김병만 측에 따르면, S씨의 집착이 발단이었다. 김병만 측은 "스케줄이 많아서 바빴다. 연락이 안 되면 스태프에게 전화해 간섭했다"고 전했다.

김병만은 이혼 소장에 "사람들을 웃기는 게 직업인데, S씨와 매일 다퉜다. 하루가 지옥처럼 힘들었다"고 썼다. 그는 결혼 1년 만에 사실상 별거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별거는 2014년 12월로 추정된다. 김병만 측은 "2016년부터 거의 왕래가 없었다. 매니저를 통해 의사를 전했다. S씨도 돈 이야기를 할 때만 연락했다"고 말했다.

자산 관리에 대한 갈등도 컸다. 김병만은 결혼 이후, S씨에 재산 관리 전체를 일임했다. 그가 주로 소화한 방송은 '정글의 법칙' 시리즈. 해외 오지에 머무는 시기가 더 많았다.

S씨는 김병만의 인감, 통장, 공인인증서, OTP 카드 등을 모두 관리했다. 게다가 S씨는 매월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1,000만 원가량의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S씨가 생활비에 쓴다며 매월 현금을 따로 뺐습니다. 그런데 관리비나 카드비, 세금 등은 (김병만) 통장에서 출금됐어요. 현금을 어디에 썼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김병만 측)

◆ 누가 그 돈을 옮겼을까?

2019년 7월 30일, 김병만은 경제권을 되찾기로 했다. 이어, S씨에게 "내 명의 계좌는 내가 관리하겠다"고 통보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을 방문, OTP 카드 등을 재발급받았다.

그날, S씨도 바쁘게 움직였다. (김병만) 실물 통장과 도장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 S씨가 SC제일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4개 은행에서 빼낸 돈은 6억 7,402만 7,245원.

'디스패치'가 김병만의 소득금액증명원(2011~2020년)을 확인했다. 그가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돈은 125억 6,204만 원. 그중에서 44억 985만 원을 세금으로 냈다.

하지만 이혼 과정에서 밝혀진 이 부부의 순재산 합계액(부동산감정가액+보험예상해지환급금 포함)은 49억 6,050만 원. 즉, 지난 10년간 30억 원 이상 쓴 셈이다.

김병만 측은 "S씨가 이혼을 거부하며 경제권을 돌려주지 않았다"면서 "김병만 통장, 신용카드, S씨 본인 통장, 신용카드 등이 수십 개여서 내역을 파악할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일례로, S씨의 예금 잔액 변동 내역을 살펴보자. 2019년 8월 1일, S씨 계좌에는 20억 811만 원이 있었다. 그러나 1년 5개월 뒤(2021. 1. 14일), S씨 통장 잔액은 11억 955만 원.

"2020년 8월경, S씨는 9,5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4차례 발행했습니다. 5,000만 원 수표 1장, 100만 원 수표 3장도 끊었고요. 그 현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김병만 측)

◆ 재산분할, 전쟁이 시작됐다

김병만은 2020년 8월 3일, S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 분할 소송을 걸었다. S씨가 무단으로 빼낸 이체액 6억 7,402만 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S씨 측은 3개월 뒤, 답변서를 제출했다. 그는 "(김병만 주장은) 사실관계에 허위가 많다. 재산관리 부분은 오해가 많아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이혼 불원 의사를 밝혔다.

"김병만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이혼을 원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 부부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니, 부디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기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0.11.9, S씨 답변서)

그러다, S씨의 마음이 변했다. 2021년 4월, 반소장을 제출한 것. 위자료 1억 원도 청구했다. 그는 돌연 김병만의 상습 폭행을 주장, 이혼의 귀책 사유를 김병만에게 돌렸다.

2022년 12월 1일, 서울가정법원 제5부에서 1심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관계는 애정과 신뢰가 이미 상실됐다.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봤다.

재산분할 비율은 75%(김병만) : 25% (S씨). 부동산 1/2 지분 소유권을 김병만에게 넘기고, 보험계약자 명의를 김병만으로 바꾸고, 10억 원 가까이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S씨는 항소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항소심(2023.5.25)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씨는 다시 상소했다. 대법원은 이를 기각, 2023년 9월 7일 이혼이 확정됐다.

◆ 폭행 맞불, 그러나 한국에 없었다

재판부의 판단을 정리했다.

"두 사람은 갈등을 대화와 소통, 양보를 통해 해결하지 않았다. 상대의 처지와 입장을 이해, 관계 개선을 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 혼인 파탄의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고, 책임의 정도 또한 대등한 것으로 판단된다."

"S씨는 혼인 초기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위자료 지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S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김병만의 폭행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S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결문)

하지만 S씨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2월, 김병만을 상해, 폭행, 강간치상 등으로 고소했다. 2010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30여 차례 구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S씨는 심지어, 인터뷰까지 나섰다.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 상습적으로 맞았다"면서 "딸도 내가 맞는 장면을 4번이나 봤다. 너무 잔인하게 폭행했다"고 언론에 말했다.

경찰은 S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S씨가 폭행을 당했다고 지목한 날, 김병만은 해외에 있었다. 강간치상을 주장하던 날에도, 해외 촬영 중이었다.

"경찰은 폭행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달았습니다. 실제로, 혐의를 단정할 근거가 없었죠. S씨가 특정한 날과 김병만 출입국 기록을 대조한 결과, 일치하는 게 없었습니다." (변호사)

◆ 우리 아빠 김병만은요?

S씨는 자신의 딸을 폭행의 증인으로 내세웠다. "내 딸이 폭행 장면을 4차례나 목격했다"고 주장한 것. 그러나 딸이 가정법원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빠는 키가 작으셔서 키 큰 저를 항상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항상 웃어주시고 개그를 보여주셨고, 원하는 건 어떻게든 다 들어주려 하셨습니다. '다 해주면 안 된다'는 엄마랑 티격태격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는 김병만을 '고마운 분'으로 평했다.

"엄마에게 전화하시면 첫 마디가 항상 "OO은?"이셨습니다. 해외에서 전화하셔도 '키는 더 컸냐"고 물으셨고요. 집에 오시면 우선 제 이름부터 크게 불러 찾으시고는 바로 키재기를 하였습니다."

"제가 한 아이돌 팬인데, 공연 때마다 그 아이돌 소속사 사장분께 연락해 가장 좋은 자리를 달라셨고, 심지어 제게 매니저 오빠를 붙여주셨고, 당신은 택시를 타고 다니시기도 했습니다."

"그분은 제게 정말로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저를 이만큼 잘 키워주시고 오래도록 큰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김병만 아버지는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십니다." (사실확인서, 2022. 3. 28)

◆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김병만의 바람은 단 하나. S씨와의 연결 고리를 끊고 싶다는 것. 그는 어쩔 수 없이 파양 소송도 제기했다. (결과는 김병만의 패소. S씨의 딸이 파양을 원치 않았다.)

S씨는 딸의 파양 문제와 관련, 이상한 계산법을 들이밀었다. "김병만이 재산 분할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파양 동의서를 써주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한 것.

김병만 측은, 거절했다. 임사라 변호사는 "1심 판결 기준으로 약 18억 원(재산분할 10억+무단인출 6.7억+부동산 2억)을 포기하라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김병만과 S씨의 이혼소송은 끝났다. 둘은, 법적으로 남남이다. 그러나 아직 얽힌 것들이 많다. 무엇보다, (S씨가 몰래 가입한) 보험 명의도 이전받아야 한다.

"김병만은 3개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 해약금 지급 및 추심금, 명의변경 소송 등을 제기했습니다. S씨가 순순히 협조했다면, 애초에 할 이유 없었던 소송입니다." (변호사)

사랑은 끝났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재산분할금 5억 원을 더 돌려받아야 한다. 친양자인 딸을 파양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상습 폭행에 대한 검찰의 판단도 남아 있다.

<사진=디스패치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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