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가장 먼저 목격한 장면이다. 농구장 관중석 두 청춘 남녀는 두 주먹을 쥔 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다. 필경 둘은 친구 이상의 사이로 보였다. 최소 연인이거나 연인에 다가간 짙은 남녀관계가 분명했다. 금슬 좋은 신혼부부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앗, 그런데...?!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때리는 게 아닌가. 물론, 꿀밤 수준의 강도였지만. 정말 친한 남녀사이가 아니면 오해의 소지가 충분했다. 경우에 따라선 여자가 남자에게 "왜 때려? 왜 때리는데? 왜 때리냐고?" 등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인은...
"아프다" 또는 "왜 때려?"의 불평 불만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게 아닌가. 옆자리 후배는 이런 말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둘이 부부예요. 가상이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기자도 평소 즐겨보는 MBC '우결(우리결혼했어요)'의 완전 '초닭살 커플' 김소은♥송재림 커플이었다. 지금은 "촬영중"이었다.
또 하나의 사실은...
두 커플은..
특히, 김소은은..
SK나이츠의 열렬 팬이었다. SK가 실점했을 땐 슬픈 미소를, 득점했을 땐 기쁜 미소를. 여기에 덩달아 따라가는 건 송재림이었다. 보통 남녀 사이에서, 여자가 좋아하는 팀이 결국 남자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팀이 된다. 여자의 종교에 남자가 따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짜, 그런데...
김소은에게 한 가지 정말 무지막지하게 서운한 게 있었다. 아무리 가상커플이고 방송을 위한 촬영현장일지라도 송재림을 향한 눈빛이 너무 진지했다는 것이다. 김소은을 사랑하는 팬들은 물론, 김소은의 '삼촌팬'들은 앞으로 어찌 살라고 그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낼 수 있는가 이런 말이었다. 그러다 진짜 둘이 좋아지면 어쩌란 말인가. 그러다 진짜 두 사람이 깊은 관계로 발전하면 우린 어떻게 살란 말인가. ㅠㅠ.
그렇다면, 드디어 다가온...?!
진짜 같은 가짜 '김소은♥송재림' 부부의 키스타임 전모,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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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동작이 있었다.
다름아닌..
- 드루와, 먼저 드루와~
송재림의 왼손이었다.
통상...
남녀가 키스를 할 때,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일반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통념을 깨고 송재림이 김소은에게 "먼저 드루와"라며 왼손으로 리드를 하는 것이었다. "드루와, 먼저 드루와, 어서 드루와."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김소은은 먼저 들어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김소은을 끌어 당기는 송재림이었다. 다시말해, '먼저 드루와'를 실천한 건 송재림이었다.
아 아, 하나 둘 셋~~~
- 오빠가 먼저 드루와~
하나
둘
셋
그리고..
3
2
1
↓
이거, 죄송합니다!
치어리더 박기량(왼쪽)씨네요.
결정적인 순간, 바로 그때...
김소은은..
'다시' 왼손으로 입을 가리는 것이었다. 쑥스럽기 보다는 입술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역시 '우리 소은'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송재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집요하다고 해야 하나. 자신의 왼손을 김소은의 턱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분명 이때도 알 수 있듯 '드루와'를 먼저 실천한 건 송재림이었지, 결코 김소은이 아니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입술만 '부닥치면' 되는데..
아 아 아 아, 김소은...
"'안돼. 저리가~'라고 딱 한 마디만 해주면 안되겠니?"
김소은~~~
소은아!!!
소은...
김소은~~~, 제발, 플리스!
그•러•나(B•U•T)...?
이 어찌 다행한 일이고, 이 어찌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있었겠는가. '훈남' '정의남' '의리남' 송재림은 김소은의 입술대신 이마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었다. 입술에서 -> 이마로..
마지막, 그 정감 넘치는 소음과 함께...
- 쪽~
우결 역사상 최고의 '닭살커플'로 인정받고 있는 김소은과 송재림, 송재림과 김소은. 네 살이나 다섯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데. 끝까지 김소은을 지켜준 '시대 의리남' 송재림과, 끝까지 입술을 지킨 '시대 정조녀' 김소은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하게 잘 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김소은♥송재림' 부부(!)의 키스타임 전모...?!
지난 달 29일, SK와 삼성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이었다. 이날 경기는 연장승부 끝에 SK가 승리했다.
잠실학생체 / 강명호 기자(디스패치 객원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