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아미가 키운 방탄이잖아요. 지금까지 아미들이 했던 것처럼, 이번엔 저희가 준비했습니다."(BTS)
방탄소년단이 데뷔 10주년을 특별하게 기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미'였다. 팬들의 꾸준한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역조공'을 진행했다.
"BTS present everywhere"
말 그대로였다. 방탄소년단의 선물이 어디에나 존재했다. 아미는 보랏빛이 물든 서울 각지에서 방탄소년단이 남긴 흔적을 만끽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일(6월 13일)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했다. 군 복무 중인 진과 제이홉의 인삿말까지 포함해, 신곡 '테이크 투'도 깜짝 오픈했다.
멤버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을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17일 '페스타'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리더 RM이 직접 참석해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떠나지 않고 (계속) 응원해 줘서 고맙습니다. 10년 동안 방탄소년단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M)
'디스패치'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애틋한 만남을 함께했다.
◆ "우리의 시작과 끝은 너야"
전 세계의 아미가 응답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이른 시간부터 들썩였다. 팬들은 보라색 모자, 의상, 가방을 비롯해 멤버들의 굿즈를 들고 모였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육성 응원이 흘러나왔다. 팬들은 대형 전광판에 등장한 방탄소년단의 과거 무대를 함께 감상하며 순간을 즐겼다.
타투 스티커로 기념하기도 했다. '6월 13일' 날짜를 비롯해, '화양연화' 등의 문구를 골랐다. 저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이날 4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성숙한 팬 문화가 돋보였다. 수많은 인파에도 현장은 깨끗했다. 하이브 측은 펜스마다 안전 인력을 배치, 사고를 예방했다.
방탄소년단으로 절친이 된 팬들을 만났다. "우린 각기 다른 나라(스페인, 러시아, 모로코)에서 왔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면서 친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 방탄소년단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멤버들이 우리(아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안다. 에너지를 받는다. 한국에 온 이유다"라고 미소 지었다.
유창한 한국어도 자랑했다. 멤버들을 알기 위해 한글을 공부했다는 것. 그리고 "하나 둘 셋" 구령을 넣었다. "방탄소년단 생일 축하해"라고 소리쳤다.
두지아와 에덴은 폴란드에서 왔다. "서울에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렸다. 저희에게 방탄소년단은 아이돌, 가수 그 이상이다. 10주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체코와 터키에서 온 팬도 있었다. 넬리와 타타는 "4일 전에 한국에 왔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해서, 오직 이 행사를 위해서 왔다. 꿈이 이뤄졌다"고 발을 굴렀다.
"Thank you so much. You(BTS) save my life. Happy anniversary to BTS, to ARMY"
◆ "아포방포 아무행알"
아미가 있는 곳엔, 방탄소년단도 있었다. RM이 수상 택시를 타고 여의도를 찾았다. RM은 5시 정각이 되자 무대에 올랐다.
현장은 3,000명의 환호로 가득 찼다. 생중계 접속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RM은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코너(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를 진행했다.
7명 팬들의 사연을 읽었다. 학창 시절부터 10년간 BTS를 좋아했다는 사연,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결별하고 웸블리 콘서트를 보러 간 내용 등 다양했다.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BTS 덕분에) 저 다운 게 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 어느 정도 알게 됐죠. 10년, 20년, 30년 함께 늙어갑시다."
"노래를 듣고, 오랜 상처와 응어리를 풀었습니다. 덕분에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미래를 보게 됐고, 웹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삶의 끄트머리에 있던 저를 끄집어내준 것이죠. (BTS가) 우리에게 와줘서, 함께해 줘서 기쁩니다. 오랜 친구처럼 가족처럼 잘 지내요."
RM이 화답했다. "어린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방탄소년단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분들이 많다고 믿고 항상 멋있게 잘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슈가와 지민은 코너 소개(내레이션)로 팬들에게 깜짝 인사를 전했다. 정국과 뷔는 RM과 실시간으로 통화하며 10주년을 함께 축하했다.
"저 형 보고 음악 시작했거든요"(정국)
"오랜 시간 저를 봐왔으면, (제가) 어떤 억겁의 세월을 거쳤는지 아시죠? 떠나지 않고 응원해 줘서 고맙습니다"(RM)
"저는 항상 옆에서 (남준이 형을) 보고 있으니까요"(정국)
"너무 감동인데, 눈물 날 것 같은데. 정국아 잠깐 설레게 해줘서 고마워"(RM)
RM은 현장에 모인 팬들을 위해 공연을 펼쳤다. 솔로곡 '페르소나'(Persona)와 '들꽃놀이'를 선곡했다.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남준이)형 폼 미쳤다"('행복한 세상의 김남준' 뷔)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RM의 노래에 맞춰 아미밤을 흔들었다. '들꽃놀이'의 조유진 파트는 아미가 대신 채웠다. '테이크 투' 라이브 영상엔 응원법을 외쳤다.
RM은 "시간은 빠르고, 모든 게 변하고, 저도 많이 변한다. 연습생 때도, 고등학생 때 불꽃축제 한 번 보겠다고 여의도에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여기서 위버스 라이브로 여러분을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내년 이맘때는 (군대에 간) 진 형이 이 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줄 거라 생각해요. 15~20주년에도 여러분들을 생각하고 있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0주년을 사랑해 준 아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요. 앞으로도 잘 살아봅시다. 이놈의 세상 속에서. 우리 존재 화이팅!"
◆ "앞으로도 아미해줘"
오후 8시 30분, 이번엔 정국의 목소리가 여의도에 울려 퍼졌다.
"아미와 함께 한 해 한 해를 보내면서 힘들었던 여름이 희망으로 가득해진 것을 느낍니다."(이하 정국)
정국은 아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현장에 있던 아미는 정국의 내레이션에 호응했다. 곳곳에서 "10주년 축하해"가 터져 나왔다.
"여러분의 기억 속, 방탄소년단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희는 역시나 공연장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던 순간들이 가장 떠오릅니다. 뜨거웠던 그때처럼 여의도의 밤하늘을 가득 채워볼까요?"
'소우주'가 흐르고, 불꽃이 피어올랐다. 스마일, 하트, 숫자 '10', 7개의 불꽃들이 가사에 맞춰 등장했다.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팬들은 춤추며 불꽃쇼를 즐겼다. "미쳤다", "최고다" 감탄사가 쏟아졌다.
남성 A씨(57세)는 "이 나이에도 방탄소년단은 안다. 딸과 함께 축제를 즐기러 나왔다. 이런 규모의 가수가 한국에서 또 나올 수 있겠나. 대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DNA', '페이크 러브', '버터플라이', '마이크 드롭', '달려라 방탄', '불타오르네', '아이돌', '다이너마이트', '버터', '봄날', '테이크 투' 등 히트곡 메들리가 이어졌다.
"아미, 우리의 2막을 함께 열어볼까요?"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저 별들도 불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칠흑 같던 밤들 속, 서로가 본 서로의 빛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사진=정영우기자(Dispatch), 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