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사실, 잘 해도 본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하 김남길)
인기 만화 '아일랜드'는 판타지 액션물이다. 불멸의 존재들이 나오고,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과 맞서 싸운다. 배우 김남길도 '아일랜드'를 즐겨 본 열혈 팬이었다.
그는 오히려, 팬이기에 (드라마화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주인공 출연을 제안 받고 처음엔 고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실사화 자체가 괜찮을지 우려가 컸어요. 아무리 드라마 산업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쉽사리 선택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남길은 "한데 훅 빠져들더라. 정신 차리고 보니 제가 제주도 (촬영장)에서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며 웃었다.
김남길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티빙 '아일랜드'(극본 오보현, 연출 배종)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차은우, 이다희, 성준 등이 함께 자리했다.
‘아일랜드’는 윤인완·양경일 작가의 동명 만화·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악귀 ‘정염귀’에 대항해 싸우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다. 배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 감독에게 '아일랜드'는 도전이었다. "제안이 왔을 때 거절할 마음으로 (제작사를) 만났다"며 "그런데 매혹적이더라. (반지의 제왕 속) 절대 반지처럼, 끼면 안 되는데도 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일랜드'는 신비의 섬 제주를 배경으로 한다. 반인반요 ‘반’(김남길 분)과 구마사제 ‘요한’(차은우 분), 그리고 운명의 중심에 선 ‘미호’(이다희 분)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 감독은 "요괴 장르에 제주도가 가진 신화적인 느낌을 더했다. 요괴 액션이지만 신화적인 요소도 많이 넣었다. 이걸 보실 분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남길은 주인공 '반'을 연기한다. 반은 정염귀 처단을 위해 길러진 반인반요. 세상의 종말을 대비해 악을 무찌른다. 시종일관 크리쳐 액션 신을 소화해야 했다.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웹툰을 영상으로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다. 김남길은 "두 번 정도 (출연을) 거절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본을 읽을수록 빠져들었다. 배종 감독처럼 점점 욕심이 생겼다. 그는 "제가 실망을 드리진 않을까 걱정되더라"며 "결국,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반은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다. 판타지다. 초자연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캐릭터는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했다. “원작에서는 왜 저런 인물인지 잘 설명이 안됐는데, 드라마적으로 살짝 서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액션이다. 그는 "그동안 보여줬던 액션과 '아일랜드'의 액션에는 분명 차별점이 있었다. 조금 어려웠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어 김남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액션이 아니었다. VFX와 CG로 만든 작품은 많았지만, 능력 자체를 CG에 의존한 건 처음이다. 외형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티저 속 반은 칼을 들고 정염귀를 제압한다. '요한'(차은우 분)과 맞붙으며 요괴로 변하는 장면도 하이라이트. 웹툰 찢고 나온 김남길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배우들의 케미도 볼거리다. 특히, 차은우와는 브로 케미를 터뜨린다. 차은우가 맡은 요한은 최연소 구마사제다. 제주도에 파견돼, 반과 함께 악에 맞선다.
차은우는 "촬영 중간 중간 남길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특히 액션과 몸을 많이 쓰는 장면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다.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다희는 '원미호'로 분한다. 미호는 재벌 3세로, 제주도로 쫓겨난다. 정염귀의 습격을 받으며 쫓긴다. 반과는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하게 된다.
그녀는 "미호는 걸크러쉬 캐릭터다. 겉으론 차가워 보이지만, 반을 만나게 되며 조금씩 감정 변화가 생기는 인물"이라며 "이런 점에서 다채로운 색깔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준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반인반요 '궁탄'이 된다. 그는 "순수하고 본능적인 인물이다"고 소개하며 "남길 형이 많이 응원하고 격려하고 추천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배종 감독이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제주도는 과거엔 유배지였고, 일제강점기 땐 전진기지였다. 4·3 사건도 있다"며 "그 슬픈 역사를 담아내려 했다. 낮과 밤, 동양과 서양 등 양면적 부분을 가져가려 했다"고 알렸다.
이어 "사실 요괴와 좀비물은 이미 많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하는 건 어렵다"며 "우리는 요괴 장르에 제주도가 가진 신화적 느낌을 넣으려 했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진=민경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