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1위가 발표되는 순간, 멍했다. 믿기지 않는 듯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곤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감사 인사도,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손에 쥔 1위 트로피(KBS 뮤직뱅크). 걸그룹 '에프엑스'가 데뷔 1년 8개월만에 이룬 쾌거였다.
첫 정규앨범 '피노키오'. '피노키오'는 이런 '에프엑스'의 도전과 경험이 '완성'이 된 작품이다. 개성과 대중성을 모두 담았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특색있는 안무, 성숙한 보컬 등 '에프엑스'만이 가진 강점을 완벽히 완성된 하나의 '퍼포먼스'로 승화시켜 대중을 공략했고, 적중했다.
"완벽하게 보여주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피노키오'는 그런 점에서 가장 유리한 곡이었죠. 노래 자체가 임팩트가 강하고, 멜로디 라인이 심플해 중독성이 강한 음악이예요. 덕분에 저희가 보여주려는 '퍼포먼스'를 가장 잘 표현해 낸 곡이 됐고, 대중과도 소통할 수 있었어요"
'피노키오'를 들고 돌아 온 '에프엑스' 다섯 멤버를 만나봤다. '피노키오' 앨범이 가진 의미와 지금까지의 활동,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에프엑스'란 난해한 함수를 풀어봤다.
☞ 과거 : 도전 = '에프엑스'는 총 3장의 싱글앨범 활동을 했다. 데뷔곡 '라차타'를 시작으로 '츄'와 '누예삐오'까지 선보였다. 3장의 앨범은 '에프엑스'를 독특한 걸그룹으로 인식시켰다. 난해한 가사, 독특한 안무, 개성 강한 스타일은 곡 마다 달랐다. '에프엑스' 도전의 시간이었다.
"싱글 활동은 많이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우선 창법이 그랬죠. 발라드나 댄스 등 장르마다 창법을 다양하게 시도해 왔어요. 물론 듣는 사람은 혼동이 올 수도 있죠. 그렇지만 성장기라 도전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멤버 각자가 여러가지 톤을 보여줬어요" (루나)
퍼포먼스도 그랬다. 멤버 각자가 다양한 제스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무 구성에서 '프리'하게 공간을 많이 비웠다. 신인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 하지만 '에프엑스' 멤버들은 이 공간 활용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최적의 퍼포먼스도 찾을 수 있었다.
"예전엔 안무에는 공간이 있었어요. 각자 하고 싶은 안무나 제스쳐를 마음대로 해보라는 의미였죠. 덕분에 이런 저런 동작을 많이 해봤어요. 그러면서 알게됐죠. 어떨 때 반응이 좋고, 어떨 때 그렇지 않은지를요. 객관적으로 '에프엑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설리)
스타일은 더욱 재미있었다. 시크한 느낌의 '라차타', 발랄한 분위기의 '츄', 신선한 매력의 '누 예삐오'를 통해 멤버 각자가 지닌 다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그렇지만 따라하기 힘든 스타일을 추구하며 '에프엑스'라는 공통 색을 찾는 데 더욱 주력했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고,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개인마다 느낌이 다른데 그걸 살리려고 노력했죠. 예를 들면 '라차타'는 의상 자체를 무대복 같지 않은 쉬운 걸 써 평상시 입을 수 있도록 했었죠. 그러면서 점차 성숙미를 담아 개성을 진화시켰어요" (크리스탈)
☞ 현재 : 완성 = '피노키오'는 여러가지 시도들이 '완성'을 이룬 앨범이다. 첫 정규앨범이니만큼 그간 시도한 여러가지 부분 중 가장 반응을 좋았던 것들을 통일성 있게 보여주려 애썼다. 사운드는 독특하되 멜로디는 심플하게, 동작은 독특하되 안무는 짜임새있게 계획적으로 준비했다.
"피노키오의 가이드 라인은 굉장히 심플한 음악이었어요.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중독성있는 곡이었죠. 여기에 편곡을 통해 강력한 비트와 독특한 기타 사운드를 얹으니 독특한 개성도 나타나더라고요. 가사도 '피노키오'를 빗대 단어는 새로웠지만 의미상 이해가 쉬웠어요" (엠버)
퍼포먼스는 '에프엑스'가 정규앨범 활동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동작 하나하나는 지금처럼 독특한 것이 많다. 손목을 비틀어 바깥쪽으로 움직인다던가, 다리만 올려서 춤을 춘다던가하는 새로운 안무들이 많다. 하지만 그 안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코드를 넣어 완벽함을 추구했다.
"'에프엑스'는 팝 댄스 그룹이예요. 퍼포먼스를 가장 많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죠. 보여주려는데 중점을 뒀어요. 그래서 빈 공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짜여진 안무를 선보이고 있어요. 특히 이번엔 후렴구에 손바닥으로 창을 닦는 듯한 쉬운 동작을 넣어 공감을 이끌었어요" (빅토리아)
스타일의 다양성은 여전하다. 엠버는 힙합 스타일, 크리스탈은 스키니진, 설리는 스커트 등을 활용해 개성을 살렸다. 대신 5명이 모이며 통일성이 있도록 했다. 의상 전체 색이나 소재를 맞춰 통일감을 더했다. 클래시컬한 '쏘 인투 유', 강렬한 '데인저러스' 등 다양한 곡을 시도했지만 멤버 5명의 목소리를 합해 '에프엑스'라는 하나의 통일성있는 음악을 만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의상은 다양하지만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요. 첫 정규앨범 노래들과 비슷해요. 총 10곡이 수록됐는데 다양한 장르를 담았어요. '데인저러스'라는 강렬한 댄스 곡, '쏘 인투 유' 같은 클래시컬한 곡, 상큼발랄한 '갱스터 보이' 등 다른 장르 속에서 5명의 목소리 조화를 찾았죠" (루나)
☞ 미래 : 세계 = '피노키오'는 '에프엑스'를 완성시켰다. 대중성과 개성의 조화를 찾은 앨범. 1위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시점이다. 그리고 '에프엑스'는 해외 활동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했다. 더 큰 무대에서 '에프엑스'를 알리고, 세계와 호흡하겠다는 것.
"아직 해외에서 정식 데뷔는 안했어요. 하지만 프랑스, 중국, 심지어 아프리카에서까지 공연을 했어요. 놀라운 건 이미 세계의 모든 대중이 '에프엑스'의 음악을 알고 있다는 거였어요. 싸인을 받는 팬들도 많았고요. 유로팝 스타일이 해외와 통했나봐요" (크리스탈)
첫 시도는 SM타운을 통해서다. '에프엑스'는 2011년 파리와 일본에서 각각 SM타운 라이브 콘서트 무대를 갖는다. 물론 단독 공연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콘서트의 경험을 통해 본격적인 '에프엑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이루는 게 목표다. 하반기에는 해외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SM타운이 파리와 일본에서 공연 예정되어 있어요. 단독 콘서트는 해본 적이 없어서 SM타운 무대가 데뷔하고 첫 콘서트 였는데요. 저희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무대였고, 세계의 팬들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8월까진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이후 해외 활동에 나서요" (빅토리아)
우선 '에프엑스'는 데뷔 초기 목표인 '아시아 최고의 팝댄스 그룹'에 다가갈 예정이다.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론 중국을 꼽고 있다. 중화권 활동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시험해 볼 계획이다. 그리고 이 시도를 통해 더 큰 도약도 꿈꾸고 있다. 멤버들의 최종 목표는 아시아를 넘어 선 세계다.
"일단 아시아를 공략하는게 목표예요. 특히 중국요. 멤버 빅토리아와 엠버가 중국인이라 그런지 중국 활동에 더 애착이 가요. 그렇게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후엔 더 큰 세계로 나가고 싶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세계 시장이 불가능은 아니겠죠?" (루나)
'에프엑스'는 데뷔 1년 8개월만에 국내 최고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 독특한 스타일과 음악은 어떤 걸그룹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해 확고한 위치에 섰다. 이제 그 확고함이 아시아, 그리고 세계로 갈 차례다. 난해한 함수가 세계화의 지름길에 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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