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김수지기자] 29일 새벽 4시, 인천국제공항.
'소녀시대' 제시카가 비행기에서 몸을 내렸다. 미국 뉴욕에서 개인적인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제시카는 혼자서 여행가방을 끌고 입국장을 빠져 나갔다.
같은 시각. 남자친구인 타일러 권이 입국했다. 제시카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들어왔다. 주위 시선을 의식, 약 5분의 간격을 두고 같이, 또 따로 모습을 드러냈다.
제시카와 타일러 권은 내내 뉴욕에 함께 머물렀다.
한 측근은 '디스패치'와의 통화에서 "뉴욕에서 사업도 준비하고, 학교도 알아보고 있다"면서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제시카가 30일 새벽, 자신의 SNS에 퇴출 관련 글을 올렸다.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부로 저는 더 이상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는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제시카의 이야기는 일부 맞다. 우선 소녀시대는 30일 중국에서 팬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시카는 이 행사 참석을 위해 29일 서둘러 귀국했다.
하지만 다른 사안의 경우, 시각차가 존재한다. 제시카는 소시 활동을 우선시한다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시카와 '소시'8의 갈등, 무엇이 발단일까.
그 중심에는 타일러 권이 있었다. 측근의 이야기 역시 힌트다. ▶ 사업, ▶ 유학, ▶ 결혼, 모두 타일러와 관계돼 있다.
① 타일러 권: 공식 아닌 공식커플이다. 결혼을 전제로 열애중인 것도 사실이다. 이미 SM 내부에서 둘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타일러는 제시카의 대부분 행사에 동행했다. 중국 및 홍콩 등지의 행사 참석은 기본, 심지어 온스타일의 '제시카&크리스탈' 뉴욕 촬영 현장까지 따라갔다.
이런 행동이 다른 멤버의 눈에는 탐탁치 않았다. '소시'의 한 측근은 "활동에 전념하길 바랐지만, 공과 사를 거의 구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② 패션사업: 제시카와 멤버의 갈등은 지난 8월 증폭됐다. 제시카가 패션 브랜드 '블랑'(BLANC)을 론칭한 이후였다. 이미 제시카는 선글라스까지 출시했다.
'블랑'의 중심에도 타일러 권이 있다. 타일러가 브랜드 운영자금 상당 부분을 투자&유치했다. 물론 제시카의 돈도 꽤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SM과 멤버들은 제시카의 브랜드 사업을 반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주객전도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즉, '블랑'이 부업이 아닌 주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③ 디자이너: 제시카는 '디자이너'로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다. 실제로 미국 디자인 스쿨 유학까지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유학을 위해서는 SAT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시카는 포토폴리오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브랜드 및 디자인에 시간을 쏟을 수 밖에 없다.
'소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시'로 살면서 디자인을 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이너로 살면서 '소시'의 브랜드를 이용하는 건 반대한다"고 귀띔했다.
④ 월드투어: 당장 팬들과의 약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9월 30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약 3개월 간 팬미팅을 진행한다.
제시카가 개인 일에 집중하는 이상, 장기간의 팬투어는 어렵지 않겠냐는 판단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스케줄 조율 등에서 몇 차례 마찰이 생기곤 했다.
'소시'의 한 측근은 "제시카에게 잔류 및 탈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면서 "제시카는 둘 다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⑤ 제시카: 그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신은 그룹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탈퇴를 권유받은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회사와 멤버 등은 제시카의 선택과 집중을 바라고 있다. '소녀시대'의 멤버로 활동하는 순간, '소녀시대'가 1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제시카의 진정성이 중요하다. 적어도, 동료들의 눈에는 타일러, 혹은 개인 사업이 우선인 것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그런 갈등이 지금의 형태로 폭발한 것이다.
<사진=이승훈기자, 디스패치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