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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은, 꿈일까?…드라마, 쪽대본의 현실 (종합)

 

 

[Dispatch=서보현·김수지기자] "괜찮아, 탈고야!" (7월 30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마지막 대본은 언제 완성됐을까. 정확히 7월 30일이다. 당시 브라운관에서는 '괜사' 3회가 방영되고 있었다. 13회를 남겨두고, 최종회 원고를 끝낸 것이다.

 

노희경 작가의 사전 탈고,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우선 공효진의 이야기다.

 

"제작진이 정확하게 준비하고 최선의 연기를 도와준다. 그런 모든 것들로 인해 부담과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연기에 집중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8월 6일)

 

조인성의 이야기도 일맥상통한다.

 

"김규태 PD, 노희경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보완점을 찾는다. 이런 소통의 시간이 참 좋다. 보통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대본이 이미 다 나왔고, 2부에 한번 리딩한다" (8월 6일)

 

배우들이 이토록 감동하는 이유? 단언컨대,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수많은 작가 중에 노희경, 김영현, 김수현 등만 방송보다 먼저 탈고를 한다. 

 

그렇다면 다수의 현실은 어떨까. 2014년 상반기 드라마 기준으로, 대략 5회부터 수정본이 '쪽'으로 날라온다. 10회가 넘어가면 거의 생방송 촬영이다. 웰메이드? 꿈같은 이야기다.

 

2014년 상반기 미니시리즈 제작 환경을 분석했다. '감격시대', '빅맨', '신의 선물', '닥터 이방인', '너희들은 포위됐다', '앙큼한 돌싱녀', '개과천선' 등 7편을 대상으로 삼았다. 

 

 

 

◆ "방송 하루 전까지 수정대본"

 

미니시리즈의 경우 본방송 1~2개월 전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 기간 동안 이미 4회 분량의 대본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방송 시작 전 1~2회 정도 찍는 게 전부다. 그 사이 대본이 수시로 수정, 보완, 추가되기 때문이다.

 

대본 수정이 빈번해지면 촬영과 편집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방인'의 경우 3회 대본 최종 수정일은 5월 12일. 방송 하루 전까지 원고 수정이 이루어졌다. '너포위' 5회(5월 21일 방송)의 경우 5월 18일에 최종본이 나왔다. 4월 24일 나온 초고가 총 7번 수정됐다.

 

10회가 넘어가면, 거의 무차별 생방 시스템이다. 특히 '앙돌'과 '개과천선'의 사정은 열약했다. '앙돌' 10~12회는 방송 하루 전 최종 대본을 받아서 겨우 촬영을 마쳤다. '개과천선' 12부 역시 방송 하루 전에 최종 수정본을 받았다. 

 

최종회로 갈수록 촬영은 '초치기'에 가깝다. '너포위'는 종영 전날에도 수정 대본을 기다려야 했다. '감격시대'는 종영 3일 전, '빅맨'은 4일 전에나 최종 수정본을 받아볼 수 있었다. 한 주 찍어 한 주를 메우는, 생방송 수준의 촬영이었다.

 

 

 

 

◆ "쪽대본, 배우는 암기하는 기계" 
 
수정대본을 흔히 '쪽대본'이라고 부른다. 초고에서 수정된 내용이, 책이 아닌 A4 용지로 배포된다. 수정이 잦아질 수록 쪽대본을 받는 횟수는 늘어난다. 일례로, '닥터 이방인'은 20회 내내 회당 평균 5차례 이상 대본 수정을 겪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연기자에게 돌아간다. 대본이 늦어질 수록, 연기는 감정 조절이 아니라 대사 암기 수준으로 전락한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자기 대본을 외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 이 정도면 연기가 아니라 기술이다"고 토로했다.

 

심한 경우 파행을 빚기도 한다. '개과천선'이 그 예다. 결방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겼음에도 쪽대본과 생방촬영이 반복됐다. 당시 김명민 측은 "3회부터 거의 생방송 일정이었다. 어찌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결국 드라마 완성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작품의 질은 둘째 문제, 방송 시간을 맞추는 게 더 급할 때도 있다. 심지어 지난 2011년 드라마 '싸인'의 경우 최종회를 실시간으로 편집하다 방송사고를 낸 적도 있다.

 

 

◆ "쪽대본, 누구의 잘못일까?" 

 

쪽대본의 1차적 원인은 작가에게 있다. 데드라인(dead line), 마감을 '죽음의 선'이라 부르는 건, 이유를 불문하고 그 선을 넘어가선 안되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다보면, 어느새 드라마는 산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한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결국 작가의 집필 능력이 드라마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로코는 그나마 쪽대본이라도 괜찮다. 하지만 스릴러 등의 장르물일 경우 쪽대본이 반복되면 배우의 연기 뿐 아니라 스토리 자체도 헐거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작가에게만 돌릴 수도 없다. 배우가 작가에게 대본 수정을 요구할 때도 있다. 신인 작가의 경우 감독이 사사건건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제작사가 협찬 등을 위해 방송 중간 무리하게 PPL을 삽입해도, 쪽대본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방송국의 책임도 크다. 편성을 촉박하게 확정, 정작 제작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도 있다. 심지어 시청자 반응을 살피면서 작가에게 방향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공이 너무 많다. 그러니 대본이 늦어지고, 촬영은 촉박할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 "노희경 시스템, 그저 꿈일까?"


쪽대본으로 물든 안방극장. 대안은 없을까? 드라마 관계자의 꿈은 반(半) 사전제작이다. 절반 정도 미리 찍어 놓은 후 첫 방송을 하자는 이야기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대본이 상당 분량 나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상론에 가깝다는 회의도 적지 않다. 국내 드라마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 중간 시청자 반응을 스토리에 반영해야 한다. 사전제작은 그런 면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PPL 유혹도 피하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사가 외주사에게 내리는 비용은 한정돼 있다. 제작사는 부족한 돈을 PPL로 채워야한다. 관계자는 "톱스타가 제작비 2/3를 가져간다. 결국 PPL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사전제작이 힘든 이유다"고 하소연했다.

 
한 현직 PD는 "방송사, 제작사, 연출진, 연기자 모두가 각성해야 할 문제다"라며 "작가는 책임있게 대본을 완성해야 한다. 방송사는 지나친 스타 위주의 편성도 자제해야 한다. 주2회 방영이 아닌 주1회 시스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다음은 기사 작성 자료다. 실제 드라마 제작 스태프로부터 스케줄을 확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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